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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수법도 가지가지'…반성문 10장 쓰던 '셀프감금' 20대 구조

'피싱 수법도 가지가지'…반성문 10장 쓰던 '셀프감금' 20대 구조
▲ 대전동부경찰서

최근 보이스피싱(전화금융 사기) 조직원에 속아 나흘간 모텔에 머물며 하지도 않은 사기 범죄에 대한 반성문을 쓰던 20대가 경찰에 구조됐습니다.

오늘(2일)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아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대전 동구 용전동의 한 모텔로 출동했습니다.

대구에 사는 A(20대) 씨는 지난달 25일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수사 중인 사기 범죄에 당신의 계좌가 연루됐다.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수사를 해야 하니 대전으로 이동 후 모텔에 투숙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모텔에서 이른바 '셀프감금' 중이던 A 씨는 '그동안 살아왔던 일과 잘못한 일을 모두 반성문으로 쓰라'는 지시에 나흘간 자필로 A4 용지 10장 분량의 반성문을 쓰며 조직원의 전화 지시를 받고 있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반성문에는 '개인정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제 잘못으로 범죄에 연루됐다'는 등 본인이 하지도 않은 범죄에 대한 내용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무죄 증명을 위해 자산 검수가 필요하니 돈을 준비하라'는 조직원 말에 속아 부모로부터 2천만 원, 긴급 대출로 2천만 원을 빌려 모두 9천만 원을 마련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경찰에 "피해 본 사실이 없다"고 항의했는데, 출동 경찰관이 1시간 넘게 보이스피싱 셀프감금 사례를 끈질기게 설명한 끝에 A 씨를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단순 금전 요구를 넘어, 반성문 등 갖가지 수법으로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하는 등 범죄 수법이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 즉시 112로 신고하거나 경찰관서를 방문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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