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분위기는 오늘(9일) 오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가 불법이라며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이에 맞서 당 지도부도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김문수 후보를 깎아내렸습니다. 그 뒤로 김문수 후보가 회의장을 떠나려 하자 일부 의원들이 막아서면서 한때 큰 소리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 내용은 최재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지 엿새 만에 처음으로 당 소속 의원들의 총회장을 찾았습니다.
회의 시작 전에는 화기애애했습니다.
당 지도부가 문밖까지 나가 김 후보를 맞이했고, 손수 꽃다발도 건넸습니다.
김 후보는 손 하트를 그렸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정말 여러분 사랑합니다.]
하지만, 김 후보가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회의 분위기는 얼어붙었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연휴 중에 저를 뽑고 연휴가 끝나자마자 그다음 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해라?]
자신을 끌어내리려고 한다며 당 지도부를 면전에서 직격 했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후보 : 저는 이 시도(단일화)는 불법적이고, 당헌 당규 위반이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로 생각합니다.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
김 후보는 '강제 단일화'에는 응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자 당 지도부도 김 후보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맞대응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내용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는 순간, 김 후보는 회의장을 떠나려 일어섰고,
[대화 좀 하고 가세요.]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 앞을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뭔 얘기를 하는 거야 지금! (후보님 얘기 듣고 나가세요.)]
하지만, 김 후보는 그대로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한덕수 무소속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한덕수/무소속 후보 (유튜브 '두시엔 김광일') : 좀 더 일찍 안 나왔느냐, 왜 뒤에 와서 이렇게 하느냐 그거는 조금은 부차적인 일을 갖고 계속 말하고 계셔서 정말 답답하고 실망스럽고….]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우리 대선후보인 김 후보를 좀 따라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김 후보를 거들었고, 다른 의원은 "의원들 대다수가 빠른 단일화를 원하는데, 김 후보가 당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성토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