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출격! 푸른 눈의 수문장 '한라성'

<앵커>

평창 올림픽에서 태극기가 새겨진 장비를 착용하고,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킨 귀화 선수 '맷 달튼'이 빙판을 떠납니다.

지난 11년간 한국 하키의 중흥을 이끈 푸른 눈의 수문장을 홍석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모든 장비에 태극기를 수놓은 대표팀의 수문장으로, 한국의 유일한 실업팀 한라HL의 뒷문을 지키는 '한라성'으로, 11년 동안 한국 하키를 이끈 38살 노장은 이번 주말 막을 내리는 소속팀의 아시아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끝으로 빙판을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맷 달튼/HL안양 골리 : 몸이 아파서 은퇴를 결심했는데, 어떤 날은 잘 결정했다는 생각이 들고 다음 날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은퇴 결정이 쉽진 않았습니다.]

2016년 귀화해 '한라성'이란 또 다른 이름을 얻은 달튼은,

[맷 달튼/HL안양 골리 : 한국 음식 불고기, 제육볶음 좋아합니다.]

온몸을 날려가며 대한민국의 사상 첫 1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평창 올림픽에서도 신들린 선방을 펼쳤습니다.

애국심을 키우기 위해 병영 체험을 하기도 했던 달튼은 정치적 메시지로 간주 돼 올림픽 때 착용하지는 못했지만, 헬멧에 이순신 장군을 새기기도 하고 일본을 상대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아 빙판 위의 충무공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맷 달튼/HL안양 골리 :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괜찮아? 이순신 장군 헬멧은 캐나다 집에 진열해 뒀습니다. 평생 집에 보관할 생각입니다.]

은퇴 후에도 한국 아이스하키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먼저 소속팀의 9번째 챔프전 우승에 집중하겠다며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약속했습니다.

[맷 달튼/HL안양 골리 : 한국은 일하러 오는 곳이 아닌 저의 집 같은 곳입니다. 계속 이곳에 와서 살고 싶습니다. HL안양 파이팅! 감사합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장현기, 디자인 : 이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