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산불을 앞으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오늘(3일)도 짚어보겠습니다. 잡힐 만하면 다시 번지는 이번 산불을 보며 무엇보다 간절했던 게 비 소식이었습니다.
필요할 때 비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인공강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는데, 서동균 기자가 우리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도에 있는 국립기상과학원.
인공강우 실험이 한창입니다.
구름의 씨앗 역할을 하는 요오드화은을 태워 작은 가루로 만든 뒤 온도, 습도, 기압, 먼지양 등이 구름 속과 비슷한 영하 10도 실험실에 투입합니다.
이 거대한 원통형 실험실이 하나의 구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강수를 유발하는 구름 씨를 이곳 구름 내부로 뿌려 강수 입자를 키우는 겁니다.
씨앗이 투입되자 실험실 내부에서 얼음 입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흡습성 화학물질에 구름 속 수증기가 달라붙어 빗물로 떨어지는 원리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는 기상 항공기로 강원과 서해안 일대 구름에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은 비의 양을 늘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평균 증우량은 1~2mm지만, 강원도에서는 4.5mm를 늘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 투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차주완/국립기상과학원 기상응용연구관 : 어떤 구름일 때 어떤 형태의 어떤 방법으로 하면 가장 좋더라 하면 그런 방식들이 정해지면.]
미국은 일찌감치 지난 1977년부터 27년간 인공강우 실험을 통해 여름 강수량을 최고 10% 늘렸다는 결과까지 내놨습니다.
전 세계 9개 나라가 인공강우 기술을 연구 중이지만,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은 지형 특성상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야 합니다.
[장기호/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 : 구름도 이제 다 똑같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증우) 효율이 높은 부분이 있어요.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계속 조정해 가면서 하는 기술에.]
인공강우는 구름이 형성돼 있을 때 이 구름을 비구름으로 바꿔주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땅이 너무 메마르지 않게 조절해 산불 예방에 기여하는 효과부터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장성범·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