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의 아랍국가들이 사우디 북서부 알울라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에서 카타르와의 국교를 정상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우디 등 일부 아랍국가들과 카타르의 갈등이 '단교' 3년 7개월 만에 풀리게 됐습니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어제 카타르와의 단교를 끝내는 '알울라 협정'을 통해 "걸프, 아랍, 이슬람의 연대와 안정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또 카타르와의 국교 정상화에 중재 역할을 한 쿠웨이트와 미국에 사의도 표했습니다.
걸프협력회의 국가 정상들은 카타르와 단교를 마치는 문서 2개에 서명했는데, 문서에 담긴 구체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의 우방인 이집트와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은 2017년 6월 이슬람 테러조직 지원, 이란과 우호 관계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습니다.
아랍권 4개국은 카타르와 단교 철회의 조건으로 테러 용의자 정보 제공,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이란과 제한적인 상업 거래 이외의 교류 금지 등 13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카타르는 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요구라며 거부했고 테러그룹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반박해왔습니다.
어제 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에는 카타르 군주도 참석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쿠웨이트와 미국 정부는 카타르 단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협정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이 카타르 단교 사태를 풀려고 노력한 것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지정학적으로 고립해 압박하려는 대중동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카타르는 이란과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 문제 등으로 대립해온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한 정책을 펴왔습니다.
작년 8월부터 아랍국가인 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가 잇달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도록 중재했습니다.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오랫동안 적대관계였지만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이란을 '공동의 적'으로 삼아 협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