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국내 송환된 '46억 횡령' 건보공단 팀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역대 최대 규모인 46억 원 횡령 사건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전 재정관리팀장 최 모(46) 씨의 도피 자금을 대준 공범이 공단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8일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건보공단 재정관리팀장이던 최 씨의 해외 도피 과정에서 금전적 도움을 준 혐의(범인도피)로 조 모(43·여)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총 4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 씨의 건보공단 동료인 조 씨는 최 씨가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할 당시인 지난해 1월∼8월 최 씨의 가상화폐 전자지갑에 도피자금 명목으로 1천6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조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조 씨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6일 오후 2시 10분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열립니다.
건보공단은 지난 5월 조 씨를 파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1심에서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난 최 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최 씨는 2022년 4∼9월 공단 내부 전산망을 조작하는 등 18차례에 걸쳐 총 4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범행 후 필리핀으로 도피한 최 씨는 1년 4개월간 마닐라 고급 리조트에서 은신하다가 지난 1월 9일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재판에서 최 씨는 횡령한 46억 원 중 35억 원 상당을 선물 투자했다가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보공단은 민사소송으로 계좌 압류·추심 등을 진행해 최 씨가 횡령한 46억 원 중 약 7억 2천만 원만 회수했습니다.
최 씨는 검거 당시 공범 존재 의혹을 부인했지만, 조 씨의 범인도피 혐의가 추가 기소되면서 공범으로 함께 재판받게 됐습니다.
한편 최 씨 사건 1심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최 씨가 횡령한 46억 원 중 가상화폐로 취득한 35억 원의 송금 경위와 거래에 타인 명의의 계정을 이용한 점 등을 종합하면 범죄수익은닉 범행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 수십억 원을 횡령한 최 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