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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반도체 날개 달고 '쑥'…연간 수출 '1조 달러' 눈앞

<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반도체 덕분에 수출 규모가 엄청나게 늘었더라고요.

<기자>

이달 들어서 연간 수출 1조 달러를 돌파할 전망인데요.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서 세계 네 번째입니다.

어제(1일) 나온 10월 성적부터 볼까요.

한 달 수출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는데요.

1등은 언제냐면 바로 전달인 9월입니다.

우리 수출이 1천억 달러에서 7천억 달러까지 가는 데 30년이 걸렸는데요.

올해는 열 달 만에 8천억, 9천억을 줄줄이 넘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700억 달러, 요즘 한 달에 1천억 달러 넘게 파니까 이달 중 돌파가 확실하다는 거죠.

이 기록을 이끈 건 역시 반도체입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1년 전의 3.6배로 뛰면서, 비중도 4분의 1 정도에서 절반 가까이로 커졌습니다.

AI 주도권을 잡으려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투자를 이어가면서, 반도체를 비싼 값에 많이 사 가고 있는 겁니다.

같은 흐름에 서버와 서버용 SSD, 그러니까 저장장치도 잘 팔려서 컴퓨터 수출은 6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석유제품은 좀 다른데요.

수출액은 80%나 늘었는데, 판 양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기름값이 올라 비싸게 판 덕이죠.

몇몇 품목만 잘된 건 아닙니다.

주력 품목 20개 가운데 18개가 늘었고, 자동차, 화장품, 농수산식품은 10월 기준 역대 최대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수출이 늘어난 것만큼 경기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내수는 아직 미지근한데요.

3분기 소매 판매가 1년 전보다 0.5% 줄었는데요.

다섯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장 보러 갈 때 마트보다 앱부터 여는 분들 많으시죠.

온라인 같은 무점포 판매가 2.1% 늘었는데요.

이렇게 대형마트는 온라인에 손님을 뺏긴 데다, 홈플러스 사태로 문 닫는 점포까지 생기면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판매가 2년 반째 줄어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식당, 숙박업도 1년 반 만에 가장 크게 뒷걸음질 쳤습니다.

물론 전체 소매판매, 그러니까 우리가 산 물건의 양이 줄어든 데는 사정도 있습니다.

지난해 소비 쿠폰으로 판매가 늘었던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고요.

자동차 파업과 휴가까지 겹쳐서 차가 덜 팔렸습니다.

그런데 차를 빼고 봐도 0.9% 느는데 그쳤습니다.

상반기 2%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죠.

뭘 샀나 봤더니 차나 가전 같은 큰 물건은 물론이고 옷 같은 것도 덜 샀고요.

먹거리, 화장품처럼 금방 쓰는, 이른바 작은 소비만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다 얼어붙은 건 아닙니다.

웃는 곳도 있는데요.

주식 거래가 불어나면서 금융보험업은 3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고요.

백화점은 5분기째 늘었고, 관광객이 찾는 면세점도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앵커>

마지막은 중산층 소득 얘기인데, 이건 24년 통계라는 점을 좀 감안하고 들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중산층 10명 중 4명 가까이가 벌이가 줄었는데요.

코로나 이후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여기서 중산층은 월급이나 장사로 번 돈으로 줄을 세웠을 때 딱 가운데 20%, 흔히 말하는 허리층인데요.

이 허리층에서 1년 전보다 벌이가 준 사람 비율은 코로나 뒤로 3년 내리 줄다가 다시 확 뛰었습니다.

이 비율이 오른 폭은 다섯 계층 가운데 중산층이 가장 컸고요.

벌이가 줄어든 사람 셋 중 한 명은 번 돈이 반토막 이하가 됐습니다.

물론 벌이가 늘어난 사람이 57%로 여전히 더 많기는 합니다.

사실 이게 재작년 얘기인데요.

그럼 성장률이 3%대까지 오른다는 올해는 좀 낫지 않을까 싶으시죠.

그런데 국가데이터처는 반도체 성과급 같은 혜택이 30, 40대가 많은 소득 상위 40%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중산층까지는 바로 닿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오른 월급뿐 아니라 주식 같은 자산으로 번 돈까지 많이 벌고 많이 가진 쪽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분들은 이른바 한계소비성향, 그러니까 더 번 돈 가운데 쓰는 몫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똑같이 100만 원이 더 생겨도 빠듯한 집은 대부분 그 돈을 쓰지만, 넉넉한 집은 꽤 모아두는 식입니다.

그만큼 수출 온기가 소비로 이어지는 힘은 약해질 수 있는데요.

그래도 한은은 이번 수출 호조의 내수 효과는 과거보다 클 걸로 봤습니다.

임금 오름세가 다른 업종까지 퍼지면 내년쯤에는 소비 개선도 눈에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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