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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줄줄이 쓰러지는 중국 부동산 기업들…그럼에도 중국 경제 전망은 핑크빛이라고?

지난 14일 중국 기사 하나가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거대 부동산 업체인 완커가 15일 만기 예정인 채무 상환을 1년 연장하려 했으나 채권단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완커

완커는 20억 위안, 우리 돈 4천200억 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 상환 만기가 도래해 상환 연장을 추진했으나 연장 통과에 필요한 채권단 90%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완커는 이뿐만 아니라 오는 28일 37억 위안, 우리 돈 7천700억 원 규모의 채권 만기도 앞두고 있습니다.

완커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수십 년간 선두 권이었고, 대주주가 선진메트로라는 선진시 국유기업이어서 비교적 안전한 기업으로 여겨왔다고 합니다.

채무 연장이 안 되면서 완커의 디폴트, 즉 채무 불이행 선언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최근 몇년간 부동산 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2021년 디폴트 선언을 한 헝다

한때 중국 내 가장 많은 부동산 자산을 가진 기업이자 2위 부동산 업체였던 헝다 그룹이 과도한 부채를 발판으로 문어발식 사업을 벌이다 2021년 디폴트 선언을 했습니다.

440조가 넘는 막대한 부채로 지난해 법원 청산 명령이 내려졌으며 올해 결국 상장 폐지됐습니다.

헝다가 무너진 후 중국 내 매출 1위였던 부동산 개발 업체였던 비구이위안도 디폴트 위기에 빠졌습니다.

총 부채만 260조 원대로 알려졌는데 2023년과 2024년 대규모 연속 적자에 빠지며 채무 상황에 실패했습니다.

최근에는 채권단과 채무 구조조정 합의에 성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실제로 정상화될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중국 최고의 부동산 기업이었던 이들 세 기업이 흔들린 배경에는 과도한 부채에 기반해 성장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인구 감소와 지나친 부동산 공급 과잉, 내수 침체 등 한두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경제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입니다.

헝다와 비구이위안은 민간 기업이었으나 그렇다 쳐도 완커는 사실상 국유 기업인데 중국 정부가 강력한 지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당정은 지난 10~11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했다.

사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거품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2020년부터 기업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 사업을 확장하는 걸 통제해왔습니다.

그로 인해 헝다 등 부동산 기업들이 시중에서 돈을 구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결과적으로 디폴트에 빠지게 됐습니다.

지금도 부동산은 중국 GDP에서 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부동산 비중을 줄여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성장에 기대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많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7조 8천591억 위안(약 1천645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15.9% 감소했다고 합니다.

특히 주택 투자는 6조 432억 위안(약 1천265조 원)으로 작년 대비 15.0% 줄었고, 같은 기간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시공 면적은 9.6% 감소했습니다.

신규 착공 면적과 준공 면적은 각각 20.5%, 18.0% 줄었습니다.

올해만 봐도 사실 부동산 시장에 기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헝다나 비구이위안 경우 디폴트를 막기보다 경제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면서 연착륙하는 방향으로 유도했고, 완커 같은 경우도 정부서 무작정 지원해 주기보다 스스로 채무를 줄이고 조정해 나가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즉, 부동산 시장 위기가 금융 시스템에 전이되는 걸 차단하고 시장 규율에 따라 기업들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끝난 중국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도 경제 최우선 과제로 내수 진작을 설정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의 한 축인 중국 내수 시장이 팬데믹 기간과 맞먹을 정도로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1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습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로이터 +2.8%·블룸버그 +2.9%)를 크게 밑돈 것이자 10월 증가율(+2.9%)에 비해 절반 넘게 꺾인 것입니다.

백화점·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인 소매 판매는 내수 경기 가늠자인데,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 중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소비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이고, 블룸버그는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사상 최저 수치"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내년도 중국 GDP 성장률을 4.5%로 상향 조정했고 세계은행도 4.4%의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스탠더드차터스 은행 등 민간 기업들도 4.6% 안팎의 전망을 내놓으며 낙관하고 있습니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 무역 갈등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중국 정부의 내수 확대와 소비 중심 성장 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인민은행 베이징 본관

여러분은 내년도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여러 직면한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맞을지 아니면 현재의 상황이 악화될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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