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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서명 보던 트럼프 '돌발 요청'…이 대통령 "영광"

방명록 서명 보던 트럼프 '돌발 요청'…이 대통령 "영광"
▲ 방명록에 서명하는 이재명 대통령

"좋은 펜(nice pen)입니다. 괜찮으시면 제가 사용하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광이죠. 대통령님이 하시는 사인에 아주 잘 어울릴 겁니다."(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방명록 작성에 사용한 자신의 서명용 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선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요청'에 따라 예정에 없이 이뤄진 증정입니다.

이날 낮 12시 32분 백악관 웨스트윙(서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안내로 방명록을 작성했습니다.

회담 장소인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입장하기 전입니다.

이 대통령은 다소 두꺼운 두께의 갈색빛 펜으로 방명록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아주 아름답게 쓰셨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 아니냐"며 "영어와 한국어 중에 정확성에 있어서 어느 언어가 낫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컴퓨터가 쓰기에는 한국어가 조금 낫고, 말하기에는 영어가 나은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방명록 옆에 놓아둔 펜에 관심을 보이며 "펜은 대통령님의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네, 제가 갖고 있는 펜"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의 펜을 들고 "좋다(nice)"를 연발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도로 가져가실 것이냐. 난 그 펜이 좋다(I like it). 두께가 매우 아름답다. 어디서 만든 것이냐"라고 거듭 관심을 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한국 것"이라고 답하고 양손을 들어 보이며 가져가도 좋다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했고, 현장에 배석한 관계자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펜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영광"이라며 "대통령이 하시는 아주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흔쾌히 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펜을 들어 주변에 보여주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선물을 아주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떠나시기 전에 선물을 드리겠다"며 "잊어버리지 않게 도와달라. 나가느라 바빠서 잊어버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바로 현상해 직접 서명을 한 뒤 이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 사이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은 한 줄로 서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코트'를 받아 백악관 안에 들어선 이 대통령을 악수로 맞이했습니다.

이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웃으며 서로의 손목을 가볍게 두드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러트닉 장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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