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고기와 쌀 추가 개방은 막았지만, 한미 양국이 농산물 검역 절차를 개선하기로 하면서 불안해하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검역 절차가 끝나지 않아 들어오지 않았던 미국산 사과나 유전자변형 감자의 수입이 빨라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어서 엄민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산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썼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구윤철/경제부총리 : 오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에 대해서 문의하며 많은 관심을 표명하였습니다.]
미 무역대표부의 한국의 무역 장벽 보고서는 "과도하고 불투명한 위생 검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블루베리, 체리, 사과, 배 등에 대한 시장 접근 개선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과는 지난 1993년 미국의 수출 요청 이후, 8단계 검역 절차 중 아직도 2단계에 머물러 있어 33년간 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감자와 천도복숭아, 미니당근과 딸기 등 모두 15개 미국산 농산물이 검역 절차를 밟고 있는데, 한미 양국이 검역 절차 개선에 합의한 만큼 이런 과일과 채소류 수입이 빨라지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병진/한국사과연합회장 : 작은 검역의 실수 한 번이 수많은 농가의 눈물, 국민의 먹거리의 불안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농촌진흥청이 지난 3월 적합 판정을 내린 미국의 식품용 유전자변형 감자도 식약처의 안전성 검사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장상식/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 미국의 요구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모든 농축산물을 방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과채류를 중심으로 해서 아마 소폭의 개방이 좀 불가피하지 않을까….]
과수농가 단체들은 쌀과 소고기를 제외한 구체적인 품목별 협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후 검역 절차 협의 과정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