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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규제에…불장 치닫다 하루 만에 '뚝'

<앵커>

대출규제 관련 소식으로 뉴스 이어갑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오늘(28일)부터 본격 시행됐습니다. 은행들의 온라인 대출 신청도 전면 중단되면서, 이른바 '불장'으로 치닫던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하루 만에 달라졌는데요.

대출 규제 첫날 모습을 김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거래를 서두르려던 사람들로 분주했던 어제까지의 분위기와 달리, 문의 전화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한걸음 물러선 모습입니다.

[A 씨/마포구 공인중개사 : 계획을 다 바꾸시는 거죠. 입주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가 대출 안 나온다니까 팔아달라고 하다가 급하게. 그런데 그게 팔리냐고요.]

[김해수/마포구 공인중개사 : '관망하자' '두고 보자' (분위기예요.) 놀랬으니까 한 3개월 동안 조용해질 것 같기도 하고….]

전세 낀 갭투자가 불가능해지면서 전세 물건이 좀 줄고, 월세 매물이 늘어날 조짐도 감지됐습니다.

[A 씨/마포구 공인중개사 : (전세) 7억 같은 경우는 월세로 환산하면 1억에 300(만 원). 세입자 입장에서도 되게 힘들어진 거죠.]

반면 강남 지역에서는 현금 동원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지영/서초구 공인중개사 : '자기에게는 이게 기회일 것 같다. 좋은 물건 나오면 꼭 좀 잡아달라'는 분도 계셨고. 오늘도 3분 정도 연락이 왔는데, 이분들의 공통점은 현금을 들고 (있어요.) 급매로 몇 개 정도 떨어지지 않을까라고 기대는 하는데….]

이런 가운데, 은행들이 오늘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접수를 부분 또는 전면 중단했습니다.

온라인 대출 신청이 아예 막혀버린 겁니다.

새 대출 규제가 발표 하루 만에 시행되면서, 수정된 대출 요건을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비대면 대출 자체를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은행 관계자 : 변경된 대출 요건을 전산에 반영하는 데 길게는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봅니다.)]

초강력 대출규제로 당분간 관망세가 짙어지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될 분위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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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김관진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김 기자, 오늘 서울 지역 부동산 한번 쭉 돌아봤잖아요, 분위기 어떻던가요?

[김관진 기자 : 최근 과열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도 특히 집값 상승세가 거셌던 마포, 성동 같은 한강벨트 지역은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중개업소들에 매수 희망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요. 일단 최근의 '불장'은 가라앉을 것 같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이야기입니다. 가계약금은 보내고 계약서는 못 썼는데 어떡하냐, 이런 문의전화들만 간간이 이어졌습니다.]

Q. 아무래도 청년 수요자들이 대출 의존도가 조금 높잖아요, 청년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좀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김관진 기자 : 네,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곳들을 보면, 이번 대출규제로 집값이 좀 조정되지 않을까 하는 실수요자들의 희망 섞인 반응도 눈에 띄는데요. 신혼 대출이나 신생아 특례 대출을 활용하려던 30대 맞벌이 부부들은 이런 정책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신혼 디딤돌 대출은 한도가 최대 4억에서 3천200으로, 신생아 특례 대출은 최대 5억에서 4억으로 줄어드니까 축소폭이 상당한 편입니다. 벌이는 늘어나고 있지만, 종잣돈이 크지 않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청년층에게 불리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Q. 청년층은 이런데, 의외로 강남 부동산은 발길이 뚝 끊기지는 않았다고요?

[김관진 기자 : 네, 강남도 확실히 매수 문의가 줄기는 했지만, 가격 조정을 기대하는 현금 보유 매수 희망자들은 오히려 시장에 새롭게 등장했다는 게 강남 중개 업소의 이야기입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고객이 '현금 있으니 급매 나오면 얼른 잡아달라'고 급하게 메시지를 보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지역은 자산가들 위주의 시장이라서 급매 자체가 몇 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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