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3명 살해한 가장, 가족여행 가장 범행…"거액 빚 때문"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가장이 가족여행을 가장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해상 추락사고를 내 가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지모 씨(49)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전남 무안으로 가족여행을 떠났습니다.

지 씨는 두 아들의 교외 체험학습을 학교 측에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식당에 가고 펜션에서 숙박하는 등 여행을 다니다가 31일 오후 목포에서 가족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지난 1일 새벽 1시 10분쯤 진도항에서 가족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돌연 해상으로 돌진했습니다.

추락사고 직후 지 씨는 차량에서 탈출해 뭍으로 올라온 뒤 건설 현장 직장동료에게 연락해 차편을 제공받아 광주로 도주했습니다.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은 어젯(2일)밤 진도항으로부터 약 30ｍ 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지 씨의 아내와 두 아들을 발견했습니다.

추락사고를 낸 뒤 행방을 감춘 지 씨는 사건 발생 약 44시간 만인 어제 오후 9시쯤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숨진 세 사람의 사인은 1차 검시 결과 익사로 나타났으며 별다른 외상은 없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지 씨가 거액의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거액의 채무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함께 죽기 위해 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지 씨의 진술대로 차량이 바다로 돌진하는 폐쇄회로(CC)TV 장면은 확보됐지만, 지 씨가 해상에서 나오게 된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 씨는 "차량에 물이 빨리 차오르길 바라면서 앞 좌석 창문을 연 채로 들어갔다"며 "추락 이후 창문을 통해 차량에서 빠져나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지 씨의 경찰 진술을 입증할 CCTV 등 증거는 현재까지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 지 씨가 승용차를 몰고 가족과 바다로 빠져든 후 홀로 차량에서 빠져나온 경위도 밝혀져야 할 대목입니다.

(사진=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