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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목소리는 80데시벨 넘어선 안돼"…남고생들 피켓 논란

"여자 목소리는 80데시벨 넘어선 안돼"…남고생들 피켓 논란
▲ 여성 비하 내용 피켓

경기 안양시의 한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담은 피켓을 들고 촬영한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이 된 사건과 관련해 안양지역 여성단체가 교내 혐오문화 점검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안양여성연대는 27일 '안양 S고등학교 여성혐오 사안에 관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가와 교육청,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가 성찰과 변화의 지점을 삼아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론 취재에 따르면 지난 16일 S고등학교 체육대회에서 찍힌 사진이 SNS에 공유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는 남학생 2명이 "여자 목소리는 80㏈을 넘어선 안된다", "여자는 남자 말에 말대꾸하지 않는다"는 성차별적 문구가 써진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이 문구는 10대 남성들 사이에서 일명 '계집 신조'라는 제목으로 유행하는 온라인 여성비하 밈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학생들의 여성비하 표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안양시의회,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 등에 학교에 대한 조치, 진상 조사 등을 요구하는 민원도 제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 학교장 명의로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안을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중대한 사안으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축소나 은폐 없이 교육적 관점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재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 학생들에 대한 선도 처분 여부는 학교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인권 감수성 부족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학교는 모든 학생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성숙한 시민의식과 인권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인지 감수성, 양성평등, 인권존중 등을 주제로 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안양여성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양시에는 성평등 시민교육 예산 및 프로그램 확대를, 교육청에는 학교문화 전수조사 및 평가시스템 마련, 투명한 진상조사 및 후속 조치 결과 공유 등을 각각 요구했습니다.

학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사안을 최초 인지한 지난 19일과 이틀 후 전체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관련 교육을 하고, 대의원 회의와 학부모간담회를 열어 상황을 설명했다"며 "학교가 은폐하거나 축소한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해당 학생들은 자기 행동이 잘못됐다며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 학생들의 이름과 같은 아무 상관없는 학생 2명의 신상이 잘못 유포돼 학교폭력 신고까지 된 상황이다. 또 다른 인권 침해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경기도의회 진정 민원 게시 사진 파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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