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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인구 감소로 한국 소멸? 섣부른 결론…5·60대 중요해졌다"

[정치쇼] "인구 감소로 한국 소멸? 섣부른 결론…5·60대 중요해졌다"
[대선특집 리부트2025② 이철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연구원 인구클러스터장·경제학부 교수]

- 50년 뒤 노동력 반토막? 향후 30년은 크게 안 줄어
- 잘 대응한다면 경제 '체질 개선' 계기 될 수도
- 흑사병·팬데믹도 임금·일자리 질 높이는 역할
- 출생율 깜짝 반등? 일시적 현상...낙관 이르다
- 고학력 장년층·경력단절 3040여성 등 잘 활용해야
- 산업 간 불균형도 해소를...오히려 인력 느는 곳도 있어
- 정년연장은 해결책 아냐...인력 부족한 분야와 관련성↓
- "그 누구도 낭비되지 않는 사회"로 바꿔나가자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5년 5월 9일 (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태현 : 김태현의 정치쇼가 준비한 대선특집 리부트 2025 두 번째 시간입니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저희가 꼭 다뤄봐야 할 주제들을 짚어보는 기획이지요. 오늘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연구원 인구클러스터장이자 경제학부 교수이신 이철희 교수님과 함께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철희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한번 여쭤볼게요. 이대로면 대한민국은 소멸한다 뭐 이런 전망들이 지금 오랫동안 우리 주변에 떠돌고 있는데요. 이거 결국 인구가 줄어서 우리가 정말 망하는 건지, 망하게 될 건지, 이 인구위기가 얼마나 저희가 심각한지 얘기를 좀 들어보려고 하거든요. 최근에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뭐 이런 책을 출간하시기도 했는데요. 제 의문에 대한 답변을 내려주신다면요.
 
▶이철희 : 한국의 인구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은 이견이 없고요. 엄중합니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서 한국이 망한다든가 소멸된다거나 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정적이고, 선뜻 동의하기는 조금 어려운 그런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인구변화의 어떤 추이를 보면 앞으로 한 50년 내에 인구가 30% 줄고요. 규모는 14세기 흑사병 이후에 유럽이 경험했던 인구감소 수준이고요. 고령화의 속도를 보더라도 앞으로 한 50년 정도 지나면 전체 인구의 거의 절반이 65세 이상 인구가 되고요. 뭐 이런 추이를 보면 굉장히 인구변화가 가파르게 진행이 되고,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맞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렇지만 몇 가지 생각해 봐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런 인구변화의 미래라는 것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고 확실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당장 앞으로 몇 명의 아이가 태어날지, 외국인이 몇 명이 들어올지 그것은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아니고요. 더더군다나 이렇게 인구가 변해서 한국사회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 것인지 하는 내용도 아직은 정해져 있지 않고 상당히 가변적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그 영향의 정도라든가 그런 것이 상당히 많이 달라질 수가 있다라는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래서 인구가 아무래도 이렇게 감소하고 고령화되면 한국사회가 조금 더 어려워지고 우리 삶이 팍팍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그게 정말 절벽에서 떨어지는 그런 사건이 될지, 아니면 완만한 내리막길이 될지 그것은 앞으로 우리가 하는지에 따라 달려 있고요. 그런 점에 있어서 망했다라든가 이런 단정적인 결론을 내기는 좀 섣부르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이제 진짜 문제가 단순한 인구감소보다 노동력이잖아요. 교수님 책제목도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이건데요. 노동력의 감소는 어느 정도 줄어든다고 봐야 되는 거예요?
 
▶이철희 : 아무래도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게 되면 일할 사람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고 그것이 가장 주된 근거는 대개 15~64세 이것을 생산연령인구라고 하는데요. 이 인구가 앞으로 굉장히 빨리 줄게 돼 있어요. 앞으로 한 20년 정도 후면 지금의 80% 정도로 줄고, 한 50년 정도 지나면 지금의 45%로, 그러니까 반토막이 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변화 때문에 앞으로 일할 사람이 굉장히 줄어든다라는 걱정을 많이 하고 계세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렇지만 제가 연구한 결과를 보면 적어도 앞으로 한 25년이나 30년 정도의 기간 동안에는 별로 그렇게 일할 사람이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습니다.
 
▷김태현 : 네.
 
▶이철희 :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생산연령인구는 정확히 노동 투입을 보여주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뭐 15살이 넘어갔다고 하더라도 일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 같은 경우에는 65세가 넘어도 거의 40% 정도의 분들이 일을 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경제활동인구, 실제로 취업해 있거나 일을 하려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몇 명인지를 봐야 되는데요. 기준 시점인 2022년에 성별‧연령별‧학력별 경제활동참가율이 유지된다고 하면 경제활동인구는 별로 그렇게 빨리 안 줄고요. 앞으로 한 20년 정도가 지나도 지금의 한 90%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김태현 : 네.
 
▶이철희 : 한국 같은 경우에 고령자들, 중장년층이 훨씬 더 일을 많이 하시고, 젊은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하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이 돼도 노동인구가 상당히 느리게 줄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다음에 생산성까지 고려하면 그 떨어진 효과는 더 줄어듭니다. 늦게 태어나신 분들이 이제 나이가 들게 되면 훨씬 교육수준이 높고 그런 분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까지 감안한다면 훨씬 더 느리게 생산성을 조정한 노동투입은 뭐 앞으로 한 25년 정도가 지나도 현재의 90% 정도로 유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실제로 과거의 장기적인 추이라든가 아니면 여러 가지 지금의 정책을 봤을 때 앞으로 여성이라든가 장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거든요. 이런 점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한 25년, 30년 동안은 생산성을 조정한 노동투입이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30년 정도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태현 : 그런데 교수님,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게 무조건 나쁜 거예요?
 
▶이철희 : 어느 측면에서 봤을 때 나쁘냐를 좀 따져봐야 될 텐데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흑사병이 지나고 난 다음에 서유럽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상당히 좋은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났어요. 봉건제가 해체되고 농노제가 폐지가 되었기 때문에 농노들은 자유를 얻고, 훨씬 더 생활수준이 높아졌고요. 그다음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니까 아무래도 임금이 높아지게 되겠지요. 그래서 유럽 곳곳에서 임금이 한 두 배 정도 높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정도 올라가고요. 그래서 그 이후에 이것이 일종의 유럽의 어떤 근대화의 초석이 됐다는 주장이 있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런데 일할 사람이 부족해져서 임금이 올라가고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은 최근에도 나타나고 있어요. 그러니까 팬데믹 이후의 미국을 보면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면서 임금이 많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러고 임금이 높아지게 되면 고용주들이 이 사람들을 생산성이 높은 일에 투입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훈련도 더 많이 시키고, 일자리의 질이 올라가고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우리가 여기에 잘 적응한다고 하면 어떤 경제체질을 개선해서 일자리의 질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러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최근에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하는 희소식이 있었는데요. 이게 10년 동안 감소만 하다가 전년도에 비해서 0.03 높아진 0.75를 기록했어요. 그러면 이렇게 추세가 유지되면, 그래서 인구감소가 저지되는 그런 좋은 시나리오가 펼쳐질 확률은 없어요?
 
▶이철희 :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매우 불투명하다라는 것이고요. 일단 작년에 이 출산율이 올라가고 출생자수가 높아진 현상이 얼마나 추세적인 반등을 보여주는 것인지가 아직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보건대 작년 출생아수 증가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굉장히 오랫동안 결혼도 미루고, 출산도 미루고 했던 분들이 누적이 된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고, 아마 한 올해 정도까지는 이게 지속될 수는 있겠지만요. 장기적으로 출생아수를 늘리는 그런 요인으로 작동하기는 좀 어려운 그런 요인일 것 같다라는 것입니다.
 
▷김태현 : 그러면 인구감소, 그러니까 노동력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없는 거라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이철희 : 아무래도 사람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고 한다면 줄어든 사람이라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잘 쓰는 그런 정책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니까 지금보다는 그 사람의 역량이 잘 발휘될 수 있는 그런 분야라든가 일자리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는 그런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 같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라든가 노동시장이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는 100만 명씩 새로운 인력이 나왔기 때문에 그중에 일부만 잘 교육을 시켜도 이들이 충분히 어떤 노동시장에서 기능을 할 수 있었는데요. 그것이 지금은 60만 명, 앞으로는 40만 명, 30만 명으로 줄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아무튼 최대한 잘 길러내서 노동시장에 내보내야만 과거에 했던 그런 기능을 수행할 수가 있다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교육이 우선 바뀌어서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서 사람들을 잘 키워내야 되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노동시장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유연하고 이동성이 높아져서 그 사람이 최대한의 어떤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적재적소에 재배치하는 그런 기능을 할 수 있어야 된다라는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지금 일할 사람이 줄어든다고 말을 드렸지만, 대체적인 방향성은 그렇습니다마는 어느 만큼 줄 것인지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김태현 : 그렇겠지요.
 
▶이철희 : 그러니까 여러 인구그룹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지금보다도 높일 수가 있다고 한다면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속도도 좀 완화할 수가 있고요. 또 사람의 수가 준다 하더라도 그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실질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좀 막을 수가 있고, 그러한 노력을 또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그러면 기본적으로 일자리를 제일 많이 차지하는 그룹이 남성 청장년층이잖아요. 여기가 아닌 여성 노동력이라든지 은퇴자인 장년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까요?
 
▶이철희 : 이 두 그룹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무래도 지금 일을 덜하는 그룹이거든요. 그러니까 30, 40대 남성 같은 경우에는 이미 굉장히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더 높일 만한 여지는 별로 없고요. 한국 같은 경우에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에요. 특히 30, 40대가 좀 낮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이 경활률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고요. 장년층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더 올릴 여력이 있다라는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여성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 한국에 있어서의 큰 문제는 청년인력이 줄어드는 건데요. 그나마 청년인력하고 제일 대체성이 높고 유사한 사람들이 30대 후반과 40대의 여성들, 지금 경력단절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그룹입니다. 그래서 이 그룹의 어떤 경력단절을 좀 막고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면 청년인력이 줄어드는 그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좀 완화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장년층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수적으로 많이 늘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늘어나는 그러한 그룹을 충분히 잘 활용해야 된다라는 것이고요. 또 많이 늘어난 이 그룹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건강하고 교육도 많이 받은 그런 분들로 바뀌기 때문에 이 인력을 충분히 잘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 인구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어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인구감소 추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 봤는데요. 일할 사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줄어드는 건지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혹시 노동인력 수급 불균형이 특별히 우려되는 분야 이런 게 있을까요?
 
▶이철희 : 인구변화로 인해서 노동공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고요. 어떤 일자리마다 다 지형이 다릅니다.
 
▷김태현 : 그러면 늘어난 데도 있어요?
 
▶이철희 : 늘어난 데도 있고 줄어든 데도 있고요. 한국 같은 경우에는 제가 추정을 해 본 결과를 보면 제일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노동인력이 부족해지는 분야가 사회복지서비스업이에요. 그러니까 이 분야가 어떤 데냐 하면 주로 돌봄인력이 많이 배치된 분야입니다. 그러니까 간병인이라든가 요양보호사 이런 분들이 있는 분야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왜 이런 분야의 인력이 부족해지냐 하면 수요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급은 오히려 인구변화로 인해서 약간 늘어요. 그렇지만 고령화가 진행이 되면 아무래도 돌봄이 필요하신 분들이 빨리 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래서 굉장히 부족해지는 것이고요. 전반적으로 그런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청년인구가 줄면서 특히 청년인력이 부족해지는 그런 분야도 있는데요. 대개 정보통신업이라든가 과학기술서비스업, 출판방송통신업도 젊은 사람이 줄면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는 그런 분야가 될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오히려 일할 사람이 늘어나는 그런 분야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부동산업 같은 분야고요. 이런 분야는 대개 지금 40, 50대 초취업자가 많이 있는데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은퇴하고 나가는 그러한 업종은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살짝 지금보다 고령화가 진행이 되면 오히려 공급 측면에서 일할 사람이 더 늘어나는 그런 변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태현 : 저희가 지금부터 희망회로를 돌려볼 건데요. 고령인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해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뭐 이렇게 가정하면 정년연장 이러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거 아닌가요?
 
▶이철희 : 우선 고령인력을 잘 활용하면 상당히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어요. 특히 한국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고령층으로 진입하는 분들이 과거에 비해서는 훨씬 교육수준도 높고 생산성이 높은 분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65세 이상 대졸인구가 100만이 안 됩니다. 그런데 앞으로 40년 내에 1,200만으로 열두 배가 늘고요. 그다음에 이분들이 굉장히 좋은 여건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인지능력도 개선됐고, 직업의 질도 좋아지고요. 그래서 공급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러면 정년연장을 통해서 나이드신 분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인가 저는 여기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김태현 : 왜요?
 
▶이철희 : 우선은 한국이 직면한 노동시장에서의 수급불균형 문제가 전반적으로 사람이 부족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모든 분야에 사람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지는 것은 아니고요. 특정한 분야에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지는, 그러니까 제가 봤을 때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인력이 부족해지는 분야가 사회복지서비스업이라든가 운송업, 음식점 및 주점업, 전문직별 공사업 이런 업종인데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방금 말씀드린 이 업종에는 정년이라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에게는 정년이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정년을 늘려준다 하더라도 정작 사람이 부족한 분야에 노동공급이 많이 늘지 않는다라는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그다음에 과거의 정년연장 사례를 봤을 때 고령자의 고용이 어디에서 늘었냐 하면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과 공공분야에서 늘었어요. 그런데 인구변화로 인해서 사람이 부족해지는 것은 대개는 중소기업이고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년연장으로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라는 것이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뭐냐 하면 정년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나이만 보고서 그 사람을 채용할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을 어떻게 처우할 것인지 결정하는 그런 제도인데요. 앞으로 늘어나는 파워시니어, 학력이 높고 생산성이 굉장히 높은 분들을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제도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저희가 지금 인구감소 관련해서 우리 사회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하고 대책을 전반적으로 짚어봤는데요. 오늘 인터뷰 마무리하면서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로 리부트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철희 : 그러니까 사람이 줄어들고 부족한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귀한 그런 존재로 대접을 받고, 어떤 사람의 역량도 낭비되지 않는 그런 사회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은 사람을 보는 사회, 그 사람의 어떤 나이라든가 성별이라든가 출신지라든가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체의 역량이라든가 잠재력 이런 것들을 보고 그 사람을 평가를 하고, 그 사람을 어디에 쓸지, 어떻게 쓸지, 어떻게 처우할지를 결정하는 사회가 돼야 낭비가 없를 거라고 생각하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두 번째는 사람에 맞추는 사회. 지금은 사람이 일에 맞추는 그런 사회가 되다 보니까 적지 않은 분들의 역량이 낭비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한 어떤 선을 넘지 못하면 아예 일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넘어서서 일자리가 사람에 맞춰주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낭비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김태현 : 네.
 
▶이철희 : 세 번째로는 거듭해서 기회를 주는 사회. 그래야만 그 사람이 가장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는 그러한 것이 가능할 같고요. 사람을 보호하는 사회로 바뀌는 것도 앞으로 어떤 사람도 낭비되지 않는 그러한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철희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의 풀영상은 SBS 라디오 유튜브 채널 <시교라>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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