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슈미르의 수도 무자파라바드 인근에서 현지 주민들과 언론 관계자들이 인도 미사일 공격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손상된 것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민간인 관광객 겨냥 총기 테러와 7일(현지시간) 발생한 인도·파키스탄 미사일 교전의 중심에는 양국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해 온 분쟁지 카슈미르가 있습니다.
인도 북부, 파키스탄 북동부 산악지대인 카슈미르는 종교와 민족이 얽혀 있고,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여서 이를 둘러싼 군사·외교적 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부터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로 여러 번 전쟁을 벌이고도 문제 해결을 못 해 이 지역을 분할 지배하고 있습니다.
독립 당시 카슈미르 주민은 무슬림이 다수였고, 지배층은 대부분 힌두교도였습니다.
무슬림들은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했지만, 통치자는 독립 유지를 원했습니다.
이후 파키스탄 지지 무장세력이 침입하자 카슈미르 지배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했습니다.
무슬림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고,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부터 2년간 전쟁을 치렀습니다.
결국 유엔 중재로 카슈미르 북서부는 파키스탄이, 중부와 남부는 인도가 통치하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카슈미르 분쟁은 계속됐습니다.
양국은 1965년에도 카슈미르 문제로 전쟁을 벌였고, 1971년에는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 독립과 관련해 다시 전쟁을 치렀습니다.
두 나라는 1972년 심라 협정을 통해 1949년에 정한 카슈미르 내 휴전선을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령 카슈미르의 무슬림 주민들은 인도 통치에 불만을 품었고, 1989년 무슬림 분리주의자들의 무장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인구 약 700만 명 중 무슬림이 약 70%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여전히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합병하거나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분리 독립 등을 요구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무장 투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2019년 8월 잠무·카슈미르주에 부분 자치권을 부여하는 조항을 담은 헌법 제370조를 폐지, 인도령 카슈미르의 헌법상 특별 지위를 박탈하면서 갈등은 더 확대됐습니다.
이 조치에 따라 외교·국방 외 폭넓은 자치가 허용됐던 잠무·카슈미르주는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된 후 연방 직할지로 편입됐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인도령 카슈미르의 헌법상 특별 지위 박탈이 인도 본토와 카슈미르 통합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2019년 조치로 인도령 카슈미르에 관광객이 증가하고 무장 세력 등의 대규모 공격도 감소했다며 카슈미르가 정상화됐다고 대대적으로 국내외에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카슈미르에서는 테러가 이어져 왔습니다.
특별 지위 박탈 직전인 2019년 2월에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인도군 40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인도는 1971년 전쟁 이후 처음 파키스탄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인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습니다.
카슈미르에서 관광객만을 겨냥한 총기 테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
인도는 이번 테러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며 제재에 나섰고, 파키스탄이 즉각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습니다.
양국 간 충돌 배경에는 인도를 거쳐 파키스탄으로 흘러가는 인더스강을 포함한 6개 지류를 둘러싼 '물 분쟁'도 존재합니다.
인도는 히말라야 등 자국을 거쳐 파키스탄으로 흘러 들어가는 인더스강의 개발권을 주장했고, 파키스탄은 경제와 식량 안보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인더스강 지류를 통해 유입되는 수자원이 전체 수자원의 80%에 달합니다.
인더스강 물 없이는 농업과 산업의 생존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양국은 1960년 세계은행 중재로 상류국인 인도가 하류국인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를 막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인더스강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여러 차례 전쟁에도 유지되던 이 조약을 최근 인도가 65년 만에 처음으로 효력 중단했고, 파키스탄은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일촉즉발 상황이 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