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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 지도자 르펜, 다음 대선 못 나올 수도…자금 유용 1심 유죄

프랑스 극우 지도자 르펜, 다음 대선 못 나올 수도…자금 유용 1심 유죄
▲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

프랑스 극우파의 지도자이자 차기 대통령 선거의 유력 주자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공적 자금 유용 혐의로 1심에서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즉시 박탈됐습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결선까지 오르며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던 르펜 의원은 2027년 대선 이전 항소심이나 최종심에서 이번 판결을 뒤집지 못할 경우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됩니다.

파리 형사법원은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르펜 의원의 유럽연합(EU) 예산 유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전자팔찌 착용 상태로 2년간 가택 구금 실형)에 벌금 10만 유로(약 1억 5천만 원),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선고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법원은 특히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르펜 의원의 5년간 피선거권 박탈 효력을 즉시 발효했습니다.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이날 1심 판결만으로도 효력이 유지된다는 의밉니다.

법원은 르펜 의원과 함께 기소된 과거 RN 유럽의회 의원 8명의 횡령 혐의와 보좌진 12명의 은닉 혐의도 유죄로 판결했습니다.

르펜 의원 등은 2004∼2016년 유럽의회 활동을 위해 보좌진을 채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보조금을 받아낸 뒤 실제로는 당에서 일한 보좌진 급여 지급 등에 쓴 혐의 (공금 횡령·사기 공모)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르펜 의원은 2004부터 2017년까지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습니다.

법원은 르펜 의원을 비롯해 RN 관계자들이 11년 이상 총 290만 유로(약 46억 원)의 유럽의회 자금을 유용했다며 "실제로는 극우 정당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의 비용을 유럽의회가 부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들의 범행으로 발생한 추가 피해 금액까지 하면 유럽의회의 손실은 410만 유로(약 71억 원)에 달한다고 법원은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이 가운데 르펜 의원이 유용한 자금을 47만 4천 유로(약 7억 원)로 인정하며 르펜 의원이 2009년부터 이 범행 구조의 '핵심'에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선고로 차기 대권을 노렸던 르펜 의원과 RN은 최악의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습니다.

르펜 의원은 극우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과 2022년 프랑스 대선 결선에 두 번 연속 진출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위협했습니다.

2017년 결선 투표에서 33.9%를, 2022년엔 41.46%를 득표하는 등 지지세가 확산해 차기 대선에서는 실제 르펜 의원이 대권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RN의 중심추인 르펜 의원의 유죄 선고뿐 아니라 RN의 조직적 범행이라는 점이 판결로 인정된 만큼 향후 당 운영이나 외연 확장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르펜 의원을 이어 RN을 이끌어 온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엑스(X)에 "오늘 부당하게 처벌받은 건 마린 르펜뿐만이 아니라 프랑스 민주주의 자체"라며 선고 결과를 비판했습니다.

유럽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엑스에 "내가 마린이다"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지지를 표했습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선고 결과와 관련해 정례 브리핑에서 "점점 더 많은 유럽 수도가 민주주의 규범을 위반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 "프랑스 내부의 문제"라며 추가적인 언급은 자제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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