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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위기의 수렁에 빠진 자영업자들…해법도 안 보인다

<앵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 어느 하나의 문제만 풀어낸다고 해서 해결되지를 않는다는 겁니다.

그동안 이들을 괴롭혀왔던 높은 물가와 금리는 이제 기본값이 돼버렸고, 계속해서 또 다른 문제들이 새롭게 쌓여가고 있는데, 이어서 유덕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에서 32년째 의류를 판매해 온 김 모 씨입니다.

60대인 지금도 하루 10시간 넘게 가게 문을 열어놓고 있는데, 청바지 한 장이라도 팔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김 모 씨/옷 가게 운영 : 개시도 못 하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하루에 (최소) 얼마는 팔아야 하세요?) 아무리 못해도 25만 원. 임대료랑 운영비가 들어가잖아요.]

가뜩이나 소비자들 씀씀이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액은 3년 내리 줄어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 감소세인데, 지난 연말부터 정국 혼란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소비 심리는 더 얼어붙었습니다.

[일대 상인 : 아예 뭐, (손님이) 아예 없어요. 없다고 보면 돼요. 코로나 때보다 반도 안 된다고 보면 돼요.]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1천470원대를 넘나드는 고환율로 국산, 수입 가릴 것 없이 원재료 가격이 치솟기 일쑤입니다.

[이 모 씨/식당 운영 : 지금 무 하나가 (예전에) 1천 원짜리를 3천 원 주고 사야 되는 판인데.]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온라인과 배달 위주의 소비 형태도, 영세 자영업자들로서는 대처가 어렵습니다.

[박 모 씨/치킨집 운영 : 배달료가 너무 비싸가지고 (마진) 가져가는 게 옛날의 절반도 안 돼요. (그래서 이제는) 배달 판매 안 해요.]

결국, 직원 줄이고 허리띠 졸라맬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 씨/음식점 운영 : 9월 말로 직원 정리하고 (혼자 해요. 매출이) 딱 반타작이 됐으니까요. 월급 맞추기도 힘들더라고요.]

[이정희/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약 75%입니다. 고용을 줄이고 또 매장 규모를 줄인다든가 이렇게 하다가 이제 막바지에 몰리기 때문에. 그러면 그다음은 폐업 순으로 넘어가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도 은퇴 이후 자영업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 보니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 비율은 37%대로 역대 최고입니다.

빠르게 영세화하고 고령화하는 한국의 자영업이 고금리, 고물가와 유통 구조 변화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한 양상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황인석,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김규연·최재영, VJ : 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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