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산불 상황이 갑자기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건 어제(25일) 오후부터였습니다. 바뀐 바람을 타고, 불길이 전방위로 확산하기 시작한 건데요. 최초 발화지점에서부터 북쪽과 동쪽에 있는 지역이 그야말로 바람 앞에 촛불 신세입니다.
TBC 안상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한 초등학교. 갑자기 모래 바람이 몰아치더니, 사방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대피 문자를 보고 학교로 모인 주민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안동체육관으로 다시 가세요.]
불길은 어느새 남안동 IC 부근에 있는 골프장 바로 앞까지 들이닥쳤습니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은 유턴해 반대 차선으로 향했고, 방향을 바꾸지 못한 덩치 큰 버스는 후진으로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습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 : 갑자기 강풍이 불어서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후진해서 역으로 다시 나온 겁니다. 의성으로 나오고 다시 위쪽인 서안동으로 올라가고 이런 식으로….]
의성 산불이 전방위로 확산하기 시작한 건 오후 3시쯤부터였습니다.
초속 10m 안팎의 남서풍이 불면서 동쪽으로는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와 현하리 일대를 집어삼킨 뒤 청송군과 영양군, 심지어 영덕군까지 세를 뻗쳤습니다.
이와 동시에 의성 안계쪽에서 시작된 산불은 북쪽인 안동시 풍천면으로 향했습니다.
안동시와 청송군 전체에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이양우/청송군 지경리 이장 : 자욱했을 때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자욱했습니다. 어른분들이 불안하다고 그러면서 식사도 안 하시는 분도 계시고….]
최초 발화지점 동쪽 지역에도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어 이곳까지 불길이 미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TBC,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