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너진 이천의 축사
"쌓인 눈이 다 녹아야 철거를 할 수 있다는데, 막막합니다."
오늘(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섬유 원단공장 대표 A 씨는 무너진 공장 가설건축물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지난 27∼28일 내린 40㎝ 넘는 폭설로 철골조 지붕이 내려앉았지만 당장 복구할 길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A 씨는 "구조물이 완전히 망가져서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하는데 철거 업체에서 당장은 작업이 어렵다고 한다"며 "위에 쌓인 눈이 다 녹아야 작업이 가능하다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지난 28일 낮 12시 5분 청과동 1동의 샌드위치 패널 천장이 주저앉는 사고가 났습니다.
추가 붕괴 위험으로 출입이 통제되면서 상인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밖에서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상인 B 씨는 "안으로 들어가 볼 수가 없으니 누구 가게에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했는지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가 옆 채소동 공간에서 임시로 영업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해 기다리는 중"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천시 율면에서 소 1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C 씨는 지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 굴착기 1대로 무너진 축사 잔해를 정리했습니다.
C 씨의 아들도 회사에 휴가를 낸 채 거들고 있지만, 무너진 철근 더미에 눈과 흙까지 엉겨 붙어 있는 상황이라 언제 작업이 끝이 날지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C 씨는 "소들을 밖에다가 두고 철거 작업을 하고 있는데, 밥을 줄 곳도 없어 소들을 굶기고 있다"며 "시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다른 곳에도 피해가 커 손을 빌려주기 어렵다고 들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의왕시 삼동 부곡 도깨비시장은 무너진 아케이드 지붕 100여m 구간을 복구하기 위해 출입을 통제한 채 철거와 전기배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인데 다음 달 2일은 돼야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번 폭설로 피해를 당한 도내 시설물은 모두 41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캐노피·지붕 붕괴 34건, 비닐하우스 95개 동, 축산시설 223건, 기타 58건 등입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