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로 다니다 '쾅'…폐지 수집 노인 잇단 사고

<앵커>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들이 도로에서 손수레를 끌고 가다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너비 1m가 넘는 손수레는 인도로 다닐 수 없게 하는 현행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재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레미콘 공장 인근 차도에서 한 노인이 손수레를 밀고 갑니다.

갑자기 오른쪽에서 레미콘 차량이 나타나 노인과 손수레를 덮칩니다.

신호등이 없는 이곳 도로에서 레미콘에 치인 8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남성은 폐지를 모아 고물상으로 가던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9월 20일 새벽 경기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도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차도로 이동하던 60대 여성이 뒤에서 달려오던 SUV에 치여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폐기물 수거업체 대표 : 차는 씽씽 다니지, 사고 안 나라는 법이 어딨어요.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사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폐지수집 노인이 끄는 손수레 바로 옆으로 차들이 지나가는 위태로운 모습이 눈에 띕니다.

바로 옆에는 인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비가 1m 넘는 손수레는 현행법상 차로 분류돼 인도로 다니다 적발되면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폐지수집 노인 : 위험한 적도 많지 여러 번. 신호등 같은 데 서 있으면 차량이 못 보고 들이받을 때가.]

정부가 파악한 전국의 폐지수집 노인은 1만 4천800여 명.

지난해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는 6.3%가 교통사고를 당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손수레 인도 이용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박승희/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 오히려 인도를 이용하게 하고. 법을 개정해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적용해야 할 문제이지.]

또 지자체들이 폐지 수집 노인들에게 반사판과 야광조끼 등을 지급한 뒤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안전교육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이준영·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