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리핀에서 30만 명분의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어린 자녀들까지 동반해 필리핀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척하며 마약을 들여왔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한 손에 인형을 든 남성이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집으로 들어갑니다.
남성은 어깨에 커다란 가방을 메고 있습니다.
이 가방, 알고 보니 마약이 든 가방이었습니다.
경찰은 필리핀에서 전달받은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로 30대 A 씨 등 일당 4명을 구속했습니다.
마약을 구매한 20대 여성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습니다.
A 씨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했는데,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마치 가족여행처럼 어린 자녀들까지 데리고 필리핀에 다녀왔습니다.
마약은 과자 등이 든 배낭에 숨겨서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원식/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 엑스레이에 걸릴까 봐 여기에다가 바나나칩과 그다음에 망고칩 같은 일단 칩 같은 것들을 많이 넣어서….]
이런 식으로 4개월 동안 국내로 들여온 마약은 필로폰 6.643kg, 케타민 803g으로 30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밀반입된 마약은 국내에서 유통책이 1g씩 나눠 포장해 약속된 야산에 묻어두면 판매책이 가져갔습니다.
구매자들에게는 주택가 소화기, 보일러 등에 마약을 숨겨놓고 찾아가도록 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했습니다.
경찰은 아직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필로폰 3.18kg과 케타민 803g을 압수했습니다.
A 씨 등 일당은 텔레그램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필리핀에서 범행을 주도한 총책 등 윗선과 아직 붙잡히지 않은 운반책, 매수자들을 쫓는 한편, 범죄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안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