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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유전자 성별 차이…"남성 유병률이 여성의 4배"

자폐 유전자의 성별 차이 모식도 (사진=고려대 김수휘 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 자폐 유전자의 성별 차이 모식도 

자폐 유전자의 성별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안준용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도나 월링 교수 연구팀이 한국인 자폐 가족 코호트(동일 집단)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성별에 따른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결여, 반복 행동 등 증상을 보이는 뇌 발달 장애입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유병률이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었습니다.

자폐의 성차 연구는 주로 유럽 지역 인종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며,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이 보유한 자폐인 가족 673가구(2천255명) 코호트의 전장 유전체(총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40여 개의 여성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와 403개의 남성 특이적인 자폐 유전자를 규명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연구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분석 결과, 여성 자폐 유전자는 주로 유전자 발현 조절의 핵심 요소인 염색질(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과 히스톤에 영향을 주는 반면 남성 유전자는 신경세포 간 소통을 주관하는 시냅스(신경세포 간 연접 부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자폐의 주요 유전적 원인인 신규 변이(부모 세대에는 없으나 생식세포에서 발생해 자녀에게 전달되는 희귀한 변이)와 양적 유전점수(수천 개의 유전적 변이가 특정 질환으로 발현될 확률을 계산한 점수)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여성 자폐인이 오히려 남성 자폐인보다 신규 단백질 절단 변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부모와 형제자매 등 자폐인 가족의 유전적 조성을 조사한 결과, 자폐인의 가족 구성원 중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양적 유전점수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여성 자폐인의 인지능력이 더 높고 자폐 중증도도 낮았습니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자폐의 유전적 요소에 대한 유전적 민감도가 더 낮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안준용 교수는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성차 의학의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자폐와 같은 신경 발달장애의 정밀 진단을 위해서는 성별과 임상적 특징을 모두 고려한 포괄적인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게놈 메디신'(Genome Medicine) 지난달 27일 자에 실렸습니다.

(사진=고려대 김수휘 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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