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원전을 다음 주 방문할 예정이며, 전투 상황에서 원전 손상 위험이 심각하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다음 주 쿠르스크 원전을 방문해 관리자를 만나고, 앞서 원전을 겨냥한 공격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언급은 앞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격해 공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나온 것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원전 타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일축해왔습니다.
쿠르스크 원전은 인구 50만 명인 쿠르스크시에서 서쪽으로 40㎞에 위치했으며, 활성화된 원자로 2개, 해체된 원자로 2개, 일부 설치된 원자로 2개가 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특히 가동 중인 원자로 2개가 RMBK 형태라는 데 주목했습니다.
이는 인류 최악의 참사를 남긴 체르노빌 원전과 동일한 것으로, 보호 덮개가 없는 형태입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것은 체르노빌 방식의 원전으로, 원자로 노심이 완전히 노출됐다"면서 "나는 이 같은 곳 몇 군데를 방문한 적이 있다. 마치 경기장처럼 주변을 걸어 다니면서 밑으로 물질이 떨어지는 것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전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전면 가동 중인 원자로 2개가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된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덧붙였습니다.
현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진격을 이어가며 원전에서 30㎞ 정도까지 접근했으며, 이는 로켓포와 서방제 곡사포의 사정거리 안에 원전이 들어온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고 FT는 전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군의 공세 와중에 원전이 손상될 위험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그는 쿠르스크 방문이 러시아 요청에 따른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들이 내 방문을 원한다면 IAEA가 원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그들이 나를 초청했다"고 답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