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제 11호 태풍 '힌남노'가 관통해 거센 파도가 치고 있는 울산 북구 신명 앞바다 모습
지난 2022년 9월 경북 포항에 큰 피해를 안긴 '힌남노'급 태풍이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한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김연희 연구교수, 이민규 박사가 경북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국립기상과학원과 공동으로 동중국해 수온 상승이 '힌남노'급 초강력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한국에 상륙하는 태풍은 대부분 제주도 남쪽에 있는 동중국해를 지납니다.
이때 동중국해 수온이 높아지면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됩니다.
태풍 힌남노는 동중국해를 지나면서 이례적으로 높은 29도 이상의 수온 때문에 세력이 강해졌습니다.
연구팀은 1982년부터 2022년까지 관측한 기상자료와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조사를 통해 동중국해 상층의 수온과 한반도 상륙 태풍의 강도 간 연관성을 파악하고 고수온 현상 발생 빈도를 분석했습니다.
이 기간에 힌남노를 포함해 동중국해를 거쳐 한국에 영향을 미친 초강력 태풍(최대풍속 초속 54m 이상) 16개를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의 8∼9월 평균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 상륙 당시 강도가 강해졌습니다.
연구팀이 2070년대 탄소중립을 가정하는 저배출 시나리오와 현실적인 중배출 시나리오 조건에서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은 더 자주 일어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한반도에 매우 강한 강도로 상륙한 힌남노급 태풍이 2030년대에는 5년마다,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 연구는 최근 기상학과 기후변화 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기상학회보에 실렸습니다.
민승기 포항공대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와 상관없이 동중국해 온난화가 충분히 강해져 '힌남노'급 태풍의 상륙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포항공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