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되는 폭염으로 호수와 강에 녹조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수도권 최대 식수원인 팔당호에 9년 만에 가장 짙은 농도의 녹조가 관측됐습니다. 남부 지역의 주요 강 유역에는 이미 녹조가 많이 퍼진 상태입니다.
김보미 기자입니다.
<기자>
드넓은 호수가 초록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한강 수계 팔당호에서 올해 첫 녹조가 관측된 것은 지난 12일.
녹조 띠는 팔당댐 주변 4~5km 구간까지 넓게 퍼져 있습니다.
팔당댐 주변 4~5km 구간에서 ml당 8천여 개가 넘는 게 발견됐는데 2015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 세포가 2주 연속 ml당 1천 개를 넘으면 관심 단계, 1만 개 이상이면 경계경보가 발령됩니다.
팔당호의 경우 아직 경보 발령 수준은 아니지만,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서경주/서울 송파구 : 비 오고 나서 쓰레기 모이고 녹조 생기고 해서 식수인데 아무래도 염려가 되는 것 같아요.]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와 영남권 낙동강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대청호와 보령호에는 올해 첫 녹조 '경계' 경보가, 낙동강 수계에서는 상수도 취수시설이 있는 4개 지점에서 '관심' 단계 경보가 내려져 조류 차단막과 녹조 제거선, 로봇까지 투입됐습니다.
예년보다 많은 장맛비가 내려 남조류 먹이인 질소와 인 등 영양염류가 육상에서 대량 유입된 데다, 폭염으로 표층 수온이 30도를 넘나들면서 녹조가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희숙/한국수자원공사 전문위원 : 유해 남조류는 높은 수온을 더 선호합니다. 기후 변화에 따라서 점점 녹조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라든가 가능성 빈도·강도는 점점 더 세진다고….]
정부와 수자원공사 등 관계 기관은 정수처리를 고도화하는 등 먹는 물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폭염이 이달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이용주 TJB, 디자인 : 김규연·이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