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절인 15일 새벽 천안시 쌍용동 일봉산사거리 일대가 오토바이 폭주족들로 어수선한 모습
"독립기념관 문제로도 속 시끄러운데, 유관순 열사 앞에서도 활개를 치는 걸 보니 씁쓸하죠."
15일 천안 서북구 일봉산사거리에서 폭주 행위를 지켜본 A(30대) 씨는 "새벽 1시부터 2시간 동안 폭주족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며 말했습니다.
그는 "광복절이 정말 중요한 날인데 하필 사거리 앞 유관순 열사 동상 앞에서까지 폭주해야 하느냐"며 "이걸 왜 못 막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휴일, 국경일마다 활개를 쳤던 '폭주족'들이 광복절을 맞은 15일 새벽 어김없이 천안·아산 지역에 나타나 폭주 행위를 이어갔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위험 운전을 하는 폭주족과 현장 단속반, 구경꾼이 한데 뒤엉켜 밤늦게까지 도심 일대가 혼란스러웠습니다.
경찰은 일봉산사거리 왕복 4차로 중 3개 차로를 막았지만, 태극기를 손에 든 폭주족들은 비웃기라도 하는 듯 사방에서 곡예 운전을 이어갔고, 연신 쩌렁쩌렁한 음악 소리와 경적을 울려댔습니다.
B(30대) 씨는 "폭주족들이 계속 나오는데, 누군가 야구방망이로 폭주족을 치고 도망가기도 했다"며 "오토바이가 넘어지니까 수십 명이 또 몰려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반복되는 폭주 행위에 치안 불안 우려, 소음 문제 등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천안 쌍용동 한 주민은 "도로 주위로 다 아파트고 거주지인데 폭주족도 모자라 폭주족을 보려고 수백 명이 몰려드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적이 집 창문 안으로 다 들어와 매번 폭주족이 나타날 때마다 밤잠을 설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경찰이 적발한 건수는 올해 충남지역 폭주족 단속건 중 가장 많았습니다.
충남경찰청이 지난 어젯밤 10시부터 오늘 새벽 5시까지 천안·아산 지역에서 유관기관 합동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150건을 적발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경력 383명과 순찰차, 기동 버스 등 장비 77대를 투입해 폭주족 예상 집결지 6곳을 물리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이번에 적발한 음주운전 8건(면허취소 3건, 정지 5건), 무면허 운전 2건, 차량 미등록 2건, 번호판 가림 1건 등은 즉각 형사처분할 방침입니다.
현장에서 채증한 추가 위법행위는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철저히 처벌할 계획입니다.
한편, 충남경찰이 올해 천안·아산 일대에서 적발한 폭주 행위 단속 건은 3·1절 45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27건, 현충일(6월6일) 77건, 6·25 전쟁이 발생한 날 22건 등이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