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메달을 확보했던 임애지 선수는 동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세계챔피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한국 복싱에 12년 만에 값진 메달을 안겼습니다.
파리에서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밝은 얼굴로 당당하게 준결승 무대에 나선 임애지는,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튀르키에 아크바시와 당당히 맞섰습니다.
상대가 자신처럼 아웃복싱을 구사하는 데다 키도 7cm나 큰 만큼, 임애지는 아웃복싱 대신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주먹을 날렸습니다.
노스 파리 아레나에는 대한민국의 함성이 울려 퍼졌고,
[대한민국! 대한민국!]
수영 김우민과 김서영 등 동료 태극전사들도 목 놓아 '임애지'를 외쳤습니다.
[임애지! 임애지!]
끝까지 팽팽하게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것 없는 승부는 아크바시의 3대 2 승리로 결정됐습니다.
임애지는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아쉬운 마음도 전했습니다.
[임애지/복싱 국가대표 : 동메달 따기 싫어가지고 꼭 결승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전 무조건 갈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임애지의 스승인 한순철 코치는 자신의 뒤를 이어 12년 만에 메달을 따낸 제자를 칭찬했고,
[한순철/복싱 대표팀 코치 : 여자 복싱에서 첫 메달 나왔는데 제 메달 때보다 더 기쁘더라고요.]
임애지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4년 뒤를 기약했습니다.
[임애지/복싱 국가대표 :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LA까지 도전해서 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결승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임애지의 투혼은 침체에 빠진 한국 복싱에 한줄기 희망의 빛을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오노영, 디자인 : 김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