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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만 시골에 40만 명이 오간다…비결은 '관광 · 스포츠'

인구 2만 시골에 40만 명이 오간다…비결은 '관광 · 스포츠'
▲ 사이클 경기하는 철인 3종 참가자들

전남 구례군·강원 양양군·경남 하동군은 모두 주민등록 인구가 5만 명 미만인 인구 감소지역입니다.

대도시 한 개 동보다 적은 사람이 살지만, 카페와 식당은 넘쳐납니다.

체류 인구가 30만∼40만 명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로 등록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관광·통근·통학 등 목적으로 이들 지역을 방문하는 체류 인구(월 1회·하루 3시간 이상)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어제(25일) 발표한 전국 89개 인구 감소지역의 등록 인구는 490만 명, 생활인구는 2천500만 명에 달합니다.

생활인구는 실제 그 지역에 등록된 인구와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방문해 체류하는 체류 인구(월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 해당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을 합한 개념입니다.

인구 감소지역들도 주민등록상 인구보다 체류 인구가 많은데 그중 전남 구례군은 등록 인구 대비 체류 인구 비율이 18.4배로 전국 시군 중 가장 높습니다.

강원 양양(10.2배)·경남 하동(10배)·경기 가평(9.9배)·인천 옹진군(8.5배)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지역은 관광과 스포츠 분야 활성화를 체류 인구 증가의 비결로 꼽았습니다.

전남 구례의 경우 기존 대표 관광지인 화엄사·지리산 노고단 외에도 산수유꽃축제·구례300리 벚꽃축제·서시천 양귀비 축제 등 월별 축제를 강화했고 윤스테이 등 방송 촬영 협조·SNS 명소 홍보 활동에도 주력했습니다.

유소년축구대회·구례 전국 여자 장사 씨름대회·아이언맨 코리아 등 체육대회 개최와 전지훈련지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체육 활동으로만 연 6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구례 인구는 올해 3월 기준 2만 4천196명이지만 체류 인구는 44만 9천206명에 달합니다.
양양군 현남면 남애해변서 파도 타는 서퍼들

강원 양양은 '서핑 성지'로 급부상한 데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체류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양양군은 자체 스마트 관광 앱인 '고고양양'을 개발하면서 양양 여행이 간편해지고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최근 체류 인구가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앱 하나로 관광지와 서핑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서핑숍·관광 체험·음식점·카페 등을 예약 결제하거나 양양브랜드 콜택시도 버튼 하나로 호출할 수 있습니다.

군은 2026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지역을 찾는 체류 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경남 하동은 지리산·섬진강과 인접하고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면 평사리는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지정 '최우수 관광마을'로 지정되는 등 풍부한 관광 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동군은 관광객 유입과 생활인구 확충을 위해 입장권·식음·체험 할인 혜택을 주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100만 명 이상이 찾는 하동 세계 차 엑스포도 방문객 유입에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기 가평군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해 특색 있는 축제를 잇따라 열면서 수상 레포츠와 단체 수련회의 성지를 넘어 각종 애호가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막걸리·맥주·과실주·증류주 등 상업적인 양조를 실습하고 견학도 할 수 있는 '술지움'을 구축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22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인천 옹진의 지난 3월 기준 등록 인구는 2만 638명(외국인 426명 포함), 체류인구는 17만 6천226명입니다.

옹진군은 연평도·백령도·대청도 등 섬을 찾는 방문객 수와 이들의 체류 기간을 늘리기 위한 지원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연평도에서 1∼5박 머무는 방문객에게 여객선 요금의 80%를 지원해 지난 3∼5월 타지 방문객 수가 3천65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천916명) 대비 90.6% 늘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섬 체류형 관광 상품인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 사업도 할 예정입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지방소멸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에 사람이 찾아와야 하는데 지자체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생활인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결국 지역이 유지되려면 젊은 층이 머무는 것을 넘어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원격으로 일할 직업군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유치라든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갖추는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지역이 생활인구 유치 경쟁력을 선점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전남 구례군·가평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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