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보도방 살인사건 '조폭의 보복범죄'…검경 협력수사로 규명

보도방(미등록 유료 직업소개소) 이권 다툼이 칼부림 살인으로 이어졌던 광주 첨단지구 유흥업소 밀집 지역 살인사건 피의자를 검찰이 '보복 살인죄'로 구속기소 하며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습니다.

피고인은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로, 자신을 방해하는 보도방 업주 등을 계획적으로 보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합심해 유흥업소 이권 다툼 배후를 수사했고, 추가 단속에 나서 보도방 업자를 무더기로 기소 또는 입건했습니다.

지난 6월 7일 오후 7시 30분쯤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유흥가 도로에서는 비명이 울려 퍼졌습니다.

김 모(57) 씨가 '불법 보도방 및 성매매 근절' 집회를 준비하던 A(44)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다른 보도방 운영자 B(46) 씨에게는 중상을 입히고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검찰이 공개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폭력조직원인 김 씨는 10여 년 전부터 광주 광산구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서 보도방을 운영하며, 보도방 업자들 사이에서 '해결사'를 역할을 도맡아 했습니다.

말이 해결사지 실제로는 신규 보도방 업자의 업계 진입을 통제해 이권을 독차지했습니다.

신규 보도방 업체는 유흥업소와 유흥종사자 연락처가 저장된 '콜폰'을 300만 원에 구입해야 하고, 별도로 김 씨의 승낙을 받아야 영업할 수 있게 했습니다.

김 씨는 '콜폰' 보증금을 억지로 걷거나 보증금을 되돌려 주지도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이런 김 씨에게 반발하는 세력이 생겨났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A 씨 등이 보도방 세력을 규합해 김 씨 측 보도방 업체와 경쟁하며 갈등을 빚었습니다.

김 씨와 A 씨 측 세력이 다투면서 접객원 공급을 원활히 받지 못한 유흥업 업주들은 자체적으로 '상가번영회'를 구성해 접객원 직접고용이나 공유에 나섰습니다.

이를 '밥줄'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 A 씨 측은 상가번영회장 업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이를 방해하려 했고, 상가번영회에 협조적인 김 씨도 함께 함께 비난했습니다.

사건 당일 집회를 준비하던 A 씨와 B 씨는 그 앞을 지나던 김 씨를 향해 확성기로 조롱하는 말을 하며 갈취·횡령 혐의로 그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흉기를 들고 현장에 다시 찾아가 A 씨와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해당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 검찰총장은 광주지검 검사장에게 엄정 대응을 지시했고, 검찰은 자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경찰과 수사실무협의회를 열며 수사를 확대했습니다.

살인사건 송치 전부터 폭력조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비록 관리 대상 조직은 아니지만 김 씨가 조직폭력배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김 씨는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고의로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범행동기도 자신을 고소·고발하고 무시한 것에 대한 보복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최소 형량이 징역 10년으로 살인죄(최소 징역 5년)보다 무거운 특가법상 보복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협력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발단과 배경에 유흥업소 이권 다툼이 있다고 보고 후속 수사를 이어갔습니다.

김 씨 세력에 속해 A 씨 측과 갈등을 벌여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광주 첨단지구 최대 규모 보도방 업자를 구속하고, 성매매 알선 등 불법 영업으로 얻은 범죄 수익 환수에도 나섰습니다.

대대적인 불법 보도방 단속에도 나서 검찰은 보도방 업자 14명을 직업안정법 위반죄 등으로 기소했고, 경찰은 보도방 업자와 유흥업소 업주 27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검경은 일부 조폭이 불법 보도방과 성매매 유흥업소 이권에 개입한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관련 첩보 수집을 강화해 조직적인 범죄행위와 세력을 뿌리 뽑을 방침입니다.

검찰과 경찰은 "유흥가 이권 다툼의 근원인 불법 보도방 및 성매매업소에 대한 수사·단속을 강화하겠다"며 "조폭 등 배후 세력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확인과 범죄수익환수로 범죄 재발을 막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광주지검 제공 영상 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