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대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한 박병화가 자신이 범행을 일삼던 수원으로 거처를 옮긴 걸로 드러났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불안함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 씨와 같은 성범죄자가 정해진 시설에서만 살도록 하는 제도를 빨리 마련해 달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연쇄 성범죄자의 수원시 거주를 결사 반대한다!]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해 15년간 복역하다 출소한 박병화.
화성시에 살던 박 씨가 지난 14일 수원으로 거처를 옮기자 지역 여성단체들이 시위에 나선 겁니다.
박 씨가 범행을 일삼던 곳에 돌아왔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불안해합니다.
[인근주민 : 그런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이 같은 건물에 살고, 오며 가며 얼굴을 볼 수도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좀 두려운 것 같고요.]
수원시는 박 씨 거주지 주변 치안활동과 방범 시설 등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경찰도 수원시와 합동 순찰을 진행하고, 박 씨 거주지에 순찰차 1대와 기동대 20명을 고정 배치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는 박 씨와 같은 고위험 성범죄자가 정해진 시설에서만 살도록 강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두순에 이어 박병화까지 주거지를 둘러싼 시민 불안이 반복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건수/백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피해자 지역을 제외한, 어느 정도의 관리 감독을 지원할 수 있는 그런 주거지로 제한해야 하지 않을까.]
수원시는 법무부와 국회에 제시카법 도입을 포함해 성폭행범의 주거 제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하 륭·강시우,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김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