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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신 '독설' 경쟁…비난전에 커지는 정치 혐오

<앵커>

선거운동 초반만 해도 여야 모두 말조심을 해야 한다면서 신중하고 낮은 자세를 강조했었습니다. 그런데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갈수록 말이 거칠어지고, 상대를 향한 비방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미래를 위한 정책과 공약들은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이 내용 김기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4년 전 총선 당시 거대 양당은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규모와 기준을 놓고 막판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4월) :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 (2020년 4월) : 피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막말 논란은 있었지만, 무상 복지나 반값 등록금 등 주요 공약을 놓고 표심 경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극단적인 비방전에 공약 대결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전현진/서울 양천구 : 딱히 생각나는 공약은 없었던 것 같아요.]

[송평강/서울 서대문구 : 서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면밀히 들여다보는 느낌은 없고.]

선거 초만 해도 여야 모두 입단속을 강조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습니다.]

[이재명/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의붓아버지 같아요.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고, 계모 같아요. 팥쥐 엄마 같아요.]

독설 경쟁은 점점 더 격해졌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김준혁과 이재명의 쓰레기 같은 말들. 그게 바로 그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여러분 위에 군림하면서 머릿속에 넣고 정치로 구현할 철학인 겁니다.]

[이재명/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 농담이야.]

21대 국회 내내 여야가 강대강 대치하며 진영 논리는 강화됐고 특정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는 극단적 말로 일부 정치인과 정치 유튜버들이 지지를 받으면서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됐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정치인들이 상대방에 대해서 이제 정책적인 부분, 대안적 부분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어렵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손쉬운 비판에 급급한 거죠.]

미래보다는 과거, 정책 대결보다는 정쟁으로 흐른 이번 총선이 정치에 대한 혐오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양지훈·윤형,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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