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기차는 한 번 불이 나면 다른 차보다 불을 끄는 게 쉽지 않습니다. 평균 1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걸 10분으로 줄인 새로운 방식이 개발됐습니다.
이호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 안양의 한 아파트 단지, 이곳은 지난달부터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주차를 전면 금지 시켰습니다.
지하에서 충전하다 화재가 나면 자칫 대규모 재난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 주민 찬반 투표를 했어요. 지하에는 공용 시설물들이 다 있잖아요. 전기시설이나 배관이나.]
실제로 최근 3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35%가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화재가 나면 배터리 온도가 1,000도 이상 급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을 보이는 데다, 차량 내부 배터리가 보호팩으로 덮여 있어 물이나 소화 약제를 뿌려도 닿지 않기 때문에 진화가 매우 어렵습니다.
질식소화포를 차에 씌우거나, 이동식 수조를 설치해 화재 차량을 침수시키는 방식 등이 있지만, 끄는데 평균 1시간이 걸려 내연기관 차보다 2배 이상 걸립니다.
어떻게 차량 배터리 내부로 물을 투입하냐가 관건인데, 한 건설사와 선박 기자재 전문 중소기업이 선박 컨테이너 화재 진화 방법에서 착안해 방법을 찾았습니다.
불이 나면 주차장 바닥에 있는 진압 장비가 수압으로 드릴을 돌려 차량 밑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배터리팩까지 뚫고 들어가 그 안에다가 물을 직접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방재시험연구원 시연에서 10분 만에 불이 꺼졌습니다.
[최혁/부산소방재난본부 소방제도조정관 : 수압으로 배터리를 뚫어서 또 배터리 냉각을 통해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여집니다. 초기 소화에 우수한 성능이 기대되는….]
내년부터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주차면의 10% 이상 의무 설치해야 해 유용하게 쓰일 전망인데, 일반 건축물과 관공서 등으로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반소희, VJ : 박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