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한 산부인과 중점 병원이 저출생 등을 이유로 분원 곳곳에서 분만 진료를 포기하고 나서 이목을 끕니다.
오늘(29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재단법인 '한·호기독교선교회'가 운영하는 정관일신기독병원과 화명일신기독병원이 분만 관련 진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장군에 있는 정관일신기독병원은 내달 8일 분만 진료를 종료하기로 했고, 산후조리원도 같은 달 29일 문을 닫습니다.
북구에 있는 화명일신기독병원도 환자들에게 올해 5월까지만 분만 진료를 한다고 안내하면서 내부적으로 정확한 종료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단법인 한·호기독교선교회는 부산에서 4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동구에 있는 본원인 일신종합병원에서만 분만 진료를 할 예정입니다.
정관기독병원은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결혼관의 변화, 저출산 문제 심각성, 24시간 응급 진료가 필수인 산과 의료진 수급의 어려움으로 산과 진료를 종료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관기독병원은 앞으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척추·관절질환 등 정형외과 분야의 진료와 수술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향후 두 분원의 분만 진료가 종료되면 부산에서 출산할 수 있는 병원은 25곳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일신기독병원은 6·25전쟁 때인 1952년 산부인과 의사인 호주 매켄지 선교사 자매에 의해 설립돼 70여 년 동안 산부인과 전문 병원을 표방해온 곳이어서 출산 진료 포기는 지역사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주고 있습니다.
재단법인 '한·호기독교선교회' 측도 그동안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우리 병원은 산부인과와 소아과로 시작한 병원이기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꿋꿋하게 지켜나가야 한다"며 "부산 시내의 산부인과가 다 문을 닫는다 하더라도 우리 병원이 맨 마지막에 문을 닫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의지를 밝혀 왔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당혹감은 더 큽니다.
부산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었고, 종교 관련 재단이어서 설립자의 뜻이 지켜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지역민께서 실망하신 것 같다"면서 "병원 측이 지역의 어려운 현실과 경영 상황 등을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