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
13일 치러진 타이완 총통 선거(대선)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사상 첫 12년 연속 집권을 이뤄낸 라이칭더 당선인은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1959년생인 그는 신베이시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두 살 때 아버지가 사고로 사망해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라이 당선인은 선거 전날 신베이시에서 한 마지막 유세에서 "아버지와 마을 어른들이 광산에서 일을 했는데 광산업이 타이완 발전에 공헌이 컸다"며 "나는 광부의 아들이라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타이완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공보건학 석사를 거쳐 의사 생활을 하다 1994년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과거 업무 수행차 차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 현장에서 직접 부상자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입법위원(국회의원) 4선에 성공한 뒤 2010년부터 타이난 시장을 지냈고, 2017년 차이잉원 정부의 두 번째 행정원장(총리)에 임명됐습니다.
2019년 민진당 내 총통 후보 경선에서 차이잉원과 경합했다가 패한 후 그의 러닝메이트가 됐고 2020년 5월 차이 총통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서 부총통이 됐습니다.
2022년 11월 타이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국민당에 참패한 것에 책임지고 차이 총통이 주석에서 물러난 후 이듬해 1월 민진당의 새로운 주석으로 뽑혔습니다.
라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양안(중국과 타이완)간 전쟁 위험성을 거론하며 민진당 집권 반대에 나선 친중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에 맞서 '타이완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며 민심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선거 전날 마지막 유세에서 "우리에게 지금 익숙한 민주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라 해바라기 운동, 중국의 '일국양제 타이완방안'에 반대투표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라며 "올해 민주주의 첫승이 타이완이 되게 해달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독립 성향 민진당에서 차이 총통보다 더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 "타이완은 이미 주권국가", "주권 국가인 타이완에 통일과 독립의 문제는 없으며 타이완 독립 선언은 불필요하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 수용은 주권을 양도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등의 발언을 이어오며 중국의 반발을 불렀습니다.
라이칭더 당선을 계기로 중국의 타이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라이 당선인은 양안(중국과 타이완) 위기 관리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그는 대선 기간 "대등과 존엄이 유지된다면 중국과의 교류, 협력에 기꺼이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응과 존엄'은 타이완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중국의 기본 입장과 양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양안 갈등이 잦아들 가능성은 낮습니다.
라이 당선인은 또 당선시 중국과 협력하겠다면서도 "차이 총통의 안정적·실용적이며 일관된 양안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 현재의 대중 기조를 수정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앞서 타이완 언론은 라이칭더가 당선될 경우 총통 선거 개표 이후부터 신임 총통의 취임식 예정일인 5월 20일까지 약 100여 일을 양안의 탐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준을 더 높이는 것은 물론 경제적 제재 조치를 더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라이 당선인의 위기관리 능력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