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피고인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에 대한 광주고법의 재심 개시 결정에 검찰이 불복해 항고했습니다.
광주고검은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에 대한 광주고등법원의 재심개시결정에 즉시 항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재심결정 이후 결정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재심사유가 있는지 신중한 법리 판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항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은 2009년 7월 6일 오전 전남 순천시 자택에서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마신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건입니다.
사망자 중 1명의 남편과 딸이 범인으로 기소돼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남편 A(74) 씨에게 무기징역, 딸 B(40)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2012년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A 씨 부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지 10년 만인 2022년 1월 재심을 청구해 지난 4일 법원의 재심개시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광주고법 재판부는 검사가 생각을 주입해 유도신문 하는 등 위법하게 수사권을 남용했다며 검사의 위법 수사를 주요 재심 사유로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성폭행 피해 무고 혐의가 드러난 B 씨가 살인 범행을 자백해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건이라며, 최초 자백 시 어떠한 위법 수사가 없었다고 항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당시 수사 검사는 살인죄 자백 후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이어가는 B 씨를 상대로 실체를 밝히기 위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수사했을 뿐이며, 진술 녹화 영상도 편집본이 아닌 원본을 모두 보면 강압수사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도 피고인들은 위법 수사를 재판에서 지적했지만, 대법원 확정판결로 유죄가 인정됐다며 광주고법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재심 사유가 있는지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보여 항고했다고 밝혔습니다.
피고인의 변호인 박준영 변호사는 B 씨의 최초 자백 과정에 검찰이 영상녹화를 하지 않아 자백에 위법이 없었다고 증명할 길이 없다며, 경계성 발달장애인 피고인을 한 자백을 신뢰할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검찰의 왜곡된 증거로 판단된 과거 재판 결과를 항고 이유로 제시한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법원 항고 절차도 준비해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즉시항고는 법원의 결정 등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항고하는 절차로, 재심 개시 여부는 상급 법원인 대법원이 결정하게 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