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물가가 치솟으면서 사람들이 가격표에 민감해지자, 꼼수를 쓰는 업체들도 있었습니다. 겉에 쓰인 물건값은 그대로 두고, 대신 그 안에 있는 제품의 양을 원래보다 줄이는 겁니다. 실제 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9개 회사 37개 상품이 이렇게 용량을 줄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허니버터, 와사비 등 다양한 맛이 첨가된 인기 아몬드 제품입니다.
올 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210g은 190g으로 10% 가까이 줄였습니다.
가격은 그대로지만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보는 '슈링크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동원김 한 팩 용량은 5g에서 4.5g으로, 풀무원 핫도그도 5개입에서 4개입으로 개수가 하나 줄었습니다.
서울우유 치즈는 용량이 최대 10% 줄었고, 홀스 사탕은 1년 전 대비 용량을 18% 가까이 덜 담았습니다.
소비자원이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해 봤더니 1년 새 모두 37개 품목이 이렇게 '꼼수 인상'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업체는 자사몰을 통해 용량 변경 사실을 알리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도 많았습니다.
소비자들은 뭔가 속은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권학중/경기 부천시 : 당연히 용량이 줄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구매할 텐데 갑자기 용량이 줄어든 걸 알았으면 되게 그 기업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소비자들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형욱/경기 고양시 : 용량이 줄게 되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더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월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는데…. (그래서) 원플러스 원이나 이런 행사 상품들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소비자원은 대형마트, 백화점과 함께 제품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안내판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김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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