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사과값이 너무 비쌉니다. 봄부터 시작된 냉해나 우박 때문에 수확이 형편없었습니다. 저장 창고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사과값 고공행진은 내년까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박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영주의 한 사과밭, 출하를 앞두고 사과 따기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사과 표면이 움푹 파였고, 잎사귀도 찢어졌습니다.
[엄상돈/사과 과수원 주인 : 봄에 냉해부터 시작해서 5월에 우박, 수확기에 또 우박. 수확량은 예전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하늘이 하는 일인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경북은 전국 최대 사과 산지인데, 여기서만 출하량이 전년 대비 60% 가까이 줄었습니다.
사과를 보관하는 저온 저장 창고를 가보니, 텅텅 비어 있습니다.
[윤성준/영주농산물유통센터 센터장 : 저희가 지금 현재 입고되는 물량이 평년에 비해서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입고되는 수량이 적으면 당연히 저희가 저장할 수 있는 물량도 줄어드니까….]
저장 창고의 사과는 겨울부터 그다음 해 7월까지 순차적으로 출고되는데, 내년에도 물량이 절대적으로 딸린다는 뜻입니다.
이미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80% 올랐는데, 햇사과가 나오는 내년 7월까지는 사과 가격은 매우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황이 안 좋아 상품성이 좋은 사과들은 귀한 데 반해 주스용으로 만들어지는 이른바 저 상품 사과들의 비율은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최근 유통업계마다 이른바 '못난이 사과' 행사를 벌이는 이유입니다.
[김문레/서울 은평구 : (사과가) 먹고도 싶고 그러니까 세일하면 이제 사는 거예요.]
[김만경/서울 은평구 : 선물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먹는 건데 흠집 있으면 어때요.]
정부가 물가 잡기를 위해 사과 1만 5천 t 조기 출하 계획을 밝혔는데, 물량 자체가 딸려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장성범·조수인, VJ : 박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