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창당 시 대구출마 질문에 "회피하지 않겠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오늘(9일) "국민의힘에게는 가장 쉬운 도전일 수 있지만 새로 뭔가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그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동대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당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런 발언은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신당 창당 시 내년 총선 대구 출마 요청이 있을 경우 거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그는 "대구에 출마한다면 12개 지역구 모두 다 신당으로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도전일 것"이라며 "만약 (대구 출마를) 한다면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과 승부를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대구 도전이 어렵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1996년 대구는 이미 다른 선택을 했던 적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언급한 '다른 선택'은 제15대 총선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김종필 총재가 갈라선 뒤 김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신한국당이 대구 전체 13개 의석 중 2석을 확보하는데 그친 반면 자민련이 8석을 석권한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지금 60대, 70대가 돼서 윤석열 정부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30대, 40대 때 했던 선택"이라며 "다시 한번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광주도 2016년에 이미 그런 것을 해본 지역.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대안 정당으로 불린 국민의당이 호남 총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한 일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는 '출마하게 되면 같이 출마할 분들이 논의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권력자에게 줄 서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선택받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며 "그런 분들이 (대구에) 너무 많아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5선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서울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당 혁신위 권고를 사실상 거절한 데 대해 그는 "이분을 혁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환자를 잘못 찾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혁신은 정말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고 그들에게 빌듯이 제발 불출마해 달라고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접근해서는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어제 홍준표 대구시장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이준석이 신당 만들면 김기현 대표는 먹잇감이 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당 원로로서 적합한 지적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홍 시장이 윤석열 정부에 바른말을 많이 했지만 돌아온 건 상임고문 해촉과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통한 입막음 시도"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이 강제로 입을 벌리고 약을 투약해야 되는 시기가 아닌가란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최근 영남 신당을 시사한데 이어 오늘 대구를 찾으면서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