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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표 있어요"…휴가·방학 맞아 '티켓 사기' 활개

"귀한 표 있어요"…휴가·방학 맞아 '티켓 사기' 활개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온라인 중고 거래를 이용한 '티켓 사기꾼'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구하기 힘든 입장권이 있다며 접근한 뒤 돈만 받고서 잠적해버리는 사기 범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서울에 사는 이 모(47) 씨는 여름방학에 친구와 롯데월드에 가고 싶다는 중학교 1학년 딸아이를 위해 '롯데월드 매직패스'를 사려고 했습니다.

이 입장권은 원하는 놀이기구를 탈 때 줄 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일종의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정가는 5회권 4만 9천 원, 10회권 8만 9천 원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방학에 최근 폭염까지 겹쳐 실내인 롯데월드의 인기가 높아져 사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입장권의 수량이 한정돼 구하기 쉽지 않아 부모들이 애를 태운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엔 10% 정도 웃돈을 얹어 매직패스를 판매하겠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롯데월드 홈페이지에서 이 입장권을 사려다 번번이 실패한 이 씨는 지난 2일 중고나라에 접속해 10회권 2장을 장당 10만 원에 판다는 게시글을 발견했습니다.

이 씨는 게시글에 댓글을 단 뒤 작성자와 채팅방으로 대화했고 '입금해주면 티켓 QR코드를 전송하겠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계좌번호를 받았습니다.

이 씨와 대화하던 게시자는 20만 원이 입금되자마자 글을 삭제하고 사라졌습니다.

보내주겠다던 매직패스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오늘(4일) "지금 생각해보면 딱 봐도 사기였는데 너무 쉽게 당한 것 같다"며 "너무 괘씸한데 연락처도 모르고 금액도 많지 않아 경찰에 신고해봤자 얼마큼의 실익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게시자의 이름인 '이민○'을 뒤늦게 검색해보니 '이민○을 조심해야 합니다. 사기꾼이다'라는 경고글이 잔뜩 떴습니다.

상습 사기꾼이었던 셈입니다.

회사원 김 모(29) 씨도 당근마켓에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 내한 공연 티켓을 사려다 수십만 원을 날리고 공연도 가지 못하는 낭패를 봤습니다.

김 씨는 공연 티켓 4장을 원가인 62만 원에 넘기겠다는 글을 발견해 작성자에 채팅하기 기능으로 말을 걸었습니다.

상대방은 티켓값을 입금해주면 배송지를 변경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상대방은 계좌번호를 김 씨에게 알려주면서 예매 내역은 물론, 자동차 운전면허증까지 보여줘 사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거래 상대방의 사기거래 이력을 점검하는 서비스인 '더치트'에서 계좌번호를 검색했을 때도 특이사항이 없어 입금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입금한 후 알려준 전화번호로 통화했더니 "잘못 거셨다"는 응답이 돌아왔습니다.

김 씨는 당근마켓 채팅방에서 부랴부랴 다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상대방은 새로운 번호를 알려주고는 잠적해버렸습니다.

김 씨는 "친구를 시켜서 상대방에 티켓을 거래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다른 계좌번호와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면서 안 팔렸다고 하더라"며 "내가 보낸 메시지나 전화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애초 게시글이 올라왔을 때는 별다른 사기 이력이 없었는데 잠적한 후 7월 31일부터 사흘 동안 더치트에 등록된 피해 사례만 40건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여러 사람을 상대로 아무 번호나 알려주는 느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2일 경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측은 중고거래 사기의 상당수가 비대면 거래에서 발생하는 만큼 특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합니다.

당근마켓이 올해 3∼6월까지 경찰의 수사 협조가 들어온 신고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사기의 87%가 비대면 택배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역시 개인 간 거래 시 가능하면 직접 만나서 물품을 받는 게 사이버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경찰청은 특정 계좌나 전화번호가 최근 3개월 동안 3회 이상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신고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사기 의심 전화·계좌번호 조회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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