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강원도 호숫가에 낳은 지 3일밖에 안 된 아들을 버린 20대 엄마가 있었습니다.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우기 싫어서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20대 엄마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는데, 최근 법원이 집행 유예를 선고하면서 석방됐습니다.
지난 1월 한파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추웠던 날, 강원 고성군의 한 호숫가 수풀 속에서 난데없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최초 신고자 (SBS '모닝와이드' 중) : (애기 소리) 맞다고 그래서 바로 (112에) 전화를 한 거고 아기는 계속 울고 있어서 너무 무서웠거든요, 한파주의보도 오고 추웠으니까….]
태어난 지 3일 된 갓난아기가 비닐봉지로 감싸진 채 버려져 있던 겁니다.
아기의 체온은 34도까지 내려가서 위험한 상태였는데,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당시 출동 구급대원 (SBS '모닝와이드' 중) : (아기가) 활동성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요. 산소포화도가 낮게 나와서 등 마사지를 하면서 순환보조를 하고….]
엄마는 남자 친구와 함께 강원도에 가서 아들을 낳고 3일 뒤에 버린 걸로 조사됐습니다.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기를 키울 마음이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는데, 검찰은 감경 사유가 있는 영아 살해 미수가 아닌, 일반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해 엄마를 구속하고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산후 우울증이나 경제적 상황 등 참작할 만한 범행 동기 없이 아이를 버렸고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엄격하게 본 겁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0대 엄마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겁니다.
이 법원은 20대 엄마의 어려웠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육이 어려웠다면 다른 사람에 의해 양육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을 텐데도 겨울에 아기를 방치했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친부와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생활하던 중 사건이 벌어졌고 피고인의 어려웠던 사정을 대부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하나/변호사 : 집행 유예라는 판결을 내린 것은 어느 정도 산후 우울증이나 경제적 상황이나 아니면 여러 가지 것들을 좀 고려했을 것 같기는 한데요. 실제로 적극적으로 이제 다른 장소에 가서 이렇게 아이를 유기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일반적인 상식보다는 좀 낮은 형은 아닌지 이런 고민이 되긴 합니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아이의 엄마가 범행 후 사건 현장을 이탈해 어떠한 구호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자기 보호능력이 결여된 아동에 대한 범죄에 대해 엄단할 필요성 등을 고려해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