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타이완에서 발송된 수상한 소포, 나도 받았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속출했습니다. 이틀 사이 1,600건이 넘습니다. 경찰이 조사했더니, 이 우편물에서 독극물이나 화학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 타이완은 경유지일 뿐, 최초로 소포를 보낸 곳은 중국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소포의 정체가 뭔지, 먼저 사공성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5월, 경기 남양주시 한 가정집에 정체불명의 소포가 도착했습니다.
미용 도구라며 발송지는 타이완으로 적혀 있습니다.
[남궁율/경기 남양주시 : 깃털 하나 들어 있는 정도로 굉장히 가볍더라고요. 만져봤을 경우에 화장솜이라든지 면봉이라든지 찾아볼 수가 없었고요.]
마약 등 범죄와 관련됐을 거라 생각해 즉각 112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112 신고/지난 5월 : 우체국으로 문의를 해주세요. 출처가 어딘지 확인하셔서 진행하시든지.]
2달 뒤 울산에서 비슷한 소포를 열었던 복지시설 직원들이 치료를 받고 회복한 일이 알려지며, 전국에서 신고가 폭주했습니다.
경찰에 접수된 건만 이틀 새 1,647건에 달합니다.
경찰은 신고된 소포들을 수거해 조사했지만, 독극물이나 화학물질 등 테러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소포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우체국 격인 타이완 중화우정에서 보내졌습니다.
정체가 뭔지, 송장번호로 발송지를 추적해 봤습니다.
타이완은 경유지라고 나옵니다.
소포 겉에는 최초 중국에서 해운으로 보내졌다고 적혀 있습니다.
주한 타이베이 대표부도 입장문을 내고 해당 소포는 타이완을 경유한 것으로 최초 발송지는 중국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온라인 상품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작위로 소포를 보내는 '브러싱 스캠'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배송지는 해킹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