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영하 날씨 호숫가에 신생아 버린 친모…선처받은 이유

전 남자친구의 아이라는 이유로 영하의 날씨에 생후 3일 된 신생아를 유기한 20대 친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됐습니다.

지난 20일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3)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 20일 강원도 고성군 한 호수 둘레길 인근 숲에 생후 3일 된 아들 B 군을 유기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날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행인의 신고로 경찰에 의해 발견된 B 군은 영하 1도의 날씨에 인적 드문 숲에서 배냇저고리와 편의점 비닐봉지로만 감싸져 있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범행 다음날인 1월 21일 안산시 한 주택에서 친모 A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울 마음이 없었다"라고 진술했으며, 당시 남자친구와 놀러 갔다가 병원에서 B군을 출산한 뒤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 씨가 분만 직후 불안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영아살해미수'보다 형량이 높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갓 태어난 신생아는 본인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는데 유일한 보호자가 이런 행동을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본인이 스스로 양육하기 어려웠다면 여러 방법으로 아이를 버리지 않고 다른 사람이 양육하게 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모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인 아이가 행인에 의해 구조돼 살인미수에 그쳤다"며 "A 씨가 형사 처벌 전적이 없고, 아이 친부와 결별해 새로운 사람과 생활하던 중에 범행해 가족들도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발견 당시 저체온증 이외에 건강 이상이 없었던 B 군은 현재 관할 지방자치단체장 직권으로 출생신고 및 가족관계 등록을 완료하고 복지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TV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