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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콘크리트 타설 막을 수 없나…국토부, 타설 기준 개정 추진

폭우 속 콘크리트 타설 막을 수 없나…국토부, 타설 기준 개정 추진
▲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 AA13-1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현장의 '우천 콘크리트 타설'이 논란이 되자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섭니다.

오늘(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무리한 우천 타설을 막기 위한 콘크리트공사 표준시방서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콘크리트공사 표준시방서에는 '강우, 강설 등이 콘크리트의 품질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필요한 조치를 정해 책임기술자의 검토 및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만 있습니다.

우천 타설을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누가 필요한 조치를 정하는 것인지, 이 조치를 검토하는 '책임기술자'가 누구인지 뚜렷하지 않습니다.

국토부는 판단과 책임 주체를 명확하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필요 조치 검토'가 필요한 강수량이 규정되지 않아 자의적 판단으로 우천 타설이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계별로 강수량이 어느 정도일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며 "강수량과 관련한 정량적 지침을 내릴지 여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마철 타설은 콘크리트 강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콘크리트 강도를 결정짓는 핵심은 물과 시멘트의 비율인데, 빗물이 콘크리트에 스며들면 강도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천 타설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최근 GS건설의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 자이 디센시아' 건설현장이 공사 부분 중단을 명령받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11일 '휘경 자이 공사현장에서 비가 쏟아지는데 레미콘 타설을 진행했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동대문구청은 13일부터 해당 공사를 중단시켰습니다.

구청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함께 빗물이 섞여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진 건 아닌지 시험을 거친 뒤 안전성 여부가 확인되면 공사를 재개토록 할 방침입니다.

강도 시험은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GS건설은 비가 많이 올 때는 작업을 중단했으며, 감리 책임하에 천막을 치고 보양(굳히기)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콘크리트 품질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GS건설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 당일) 오후 2시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전날 확인하고 아침 8시 30분 타설 일정을 잡은 것"이라며 "작업을 시작한 지 30∼40분가량이 지나자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작업을 중단하고 천막 보양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가 오는 것을 고려해 레미콘 강도를 높여 타설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 지하 주차장 붕괴, 휘경 자이 우천 타설 등을 계기로 콘크리트 품질 저하 우려는 다른 건설현장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건설노조는 다른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우중 타설이 자주 일어난다고 고발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근로자들은 정해진 타설 시간을 넘기는 '시간 외 타설'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서울 건설현장의 경우 레미콘 출하 1시간 30분 이내로 타설 지점에 배출해야 하는데, 교통 체증 등으로 늦어지는 경우에도 타설을 강행한다는 것입니다.

타설 경력 10년이 넘은 나 모 씨는 "레미콘 출하 이후 2시간을 넘기면 수분이 없어져서 굳고, 그러면 타설이 잘 안 되다 보니 노동자들이 물을 직접 타서 작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의적으로 물 배합을 하면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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