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어제(12일) 열린 항소심 선고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왜 내가 살인미수범 같나. 왜 내가 이렇게 아픈가. 왜 내가 이렇게 숨고 싶을까"라면서 "어느 피해자 건 작고 가벼움은 없는데 나는 미수에 그쳤기에 다행인 건가"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어 "나 때문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파해야 하나. 우연히 산 게 왜 이렇게 원망스러울까"라며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앞서 어제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 A 씨에게 1심 징역 12년을 파기하고 징역 20년과 함께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 공개,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검찰과 A 씨가 모두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습니다.
이후 검찰이 추가 DNA 감정에서 발견한 증거들을 토대로 A 씨의 혐의는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변경됐습니다.
항소심에 앞서 검찰은 A 씨에 징역 35년을 구형했고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기존 1심 징역 12년에서 형량 8년을 늘린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피해자는 "힘들다. 그냥 살지 말 걸 그랬다. 죽으라는 얘기와 똑같다. (A 씨가) 출소하면 50대다"라면서 "대놓고 보복하겠다는 사람으로부터 피해자를 지켜주지 않으면 피해자는 어떻게 살라는 거냐. 왜 죄를 한번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한테 이렇게 힘든 일을 안겨주냐"며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징역 왜 많이 받아야 하나…피해자라 다 들어주나"
최근 피해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A 씨가 재판부에 제출하고 있는 반성문 일부를 공개하면서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A 씨가 쓴 반성문에는 "상해에서 중상해 살인미수까지 된 이유도 모르겠고 나와 비슷한 묻지마 범죄의 죄명, 형량도 제각각인데 왜 나만 이렇게 많은 징역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과가 많다는 이유라면 그에 맞게 형집행을 다 (복역)했다"며 억울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전과 18범입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회복되고 있고 (피해자가) 말도 글도 너무 잘 쓰는 걸 보면 솔직히 진단서, 소견서, 탄원서 하나로 피해자이기 때문에 다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살인미수 형량 12년은 너무하다"라고 했습니다.
A 씨의 반성문을 공개한 피해자는 "다리가 마비되고 온몸이 멍투성이였을 때보다 A 씨가 꾸준히 내고 있는 반성문을 읽는 지금이 더 아프다"며 "언제쯤 이 가해가 끝날까. 나는 언제까지 고통을 받아야 하냐"며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더 큰 고통이 현재진행형임을 알렸습니다.
(사진=피해자 인스타그램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