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세슘 생선 속출 · 어민 불안 호소…일본 오염수 방류 임박에 우려 확산

세슘 생선 속출 · 어민 불안 호소…일본 오염수 방류 임박에 우려 확산
▲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일본 정부가 올여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예고한 가운데 원전 인근에서 잡은 생선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를 거친 오염수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핵종이 제거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원전 인근 어민과 일본 주변 국가·지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5월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부에서 잡은 우럭에서 일본 식품위생법 기준치인 1㎏당 100베크렐(㏃)의 180배에 이르는 1만 8천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 우럭은 길이 30.5㎝에 중량 384g으로, 원전 1∼4호기의 바다 쪽 방파제에 둘러싸인 해역에서 잡혔습니다.

이곳에서 지난 4월 잡은 쥐노래미에서는 1㎏당 1천200베크렐의 세슘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도쿄전력은 해당 수역에 사는 물고기가 항만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물망을 설치했지만, 원전과 거리가 있는 바다에서도 종종 세슘 함유량이 많은 생선이 잡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7일에는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 지역 어업협동조합이 정한 기준치를 넘는 세슘이 함유된 농어가 잡혔습니다.

후쿠시마현 어협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1㎏당 세슘 50베크렐을 출하 기준치로 정했는데, 이 농어에서는 1㎏당 85.5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돼 지역 어민들이 3월 말까지 농어를 출하하지 않았습니다.

원전 인근에 터전을 둔 소마후타바 어협 관계자들은 어제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만나 불안감을 호소했다고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전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은 태평양 도서 지역과 주변국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정치인들은 지난 3일 일본 국제법률가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오염수 방류가 생활을 흔드는 위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남태평양 피지의 피오 티코두아두아 내무이민부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일본이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한다면 왜 자국에 두지 않는가"라고 반문하고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면 언젠가 남쪽으로 흘러올 터라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도 오염수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경우를 대비해 마련해야 할 후속 조치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도쿄전력이 지난 6일 개최한 회의에서 한 전문가는 "처리수를 희석한 해수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확인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방류 전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 방침을 물었지만 도쿄전력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이 이달 중 방류 설비 공사를 마무리하고, 국제원자력기구가 최종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계획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