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그린랩스 대표 약력
-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펀드매니저
- 넥스트매치(아만다) 설립자
- 그린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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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농업에서 혁신을 보게 된 계기
2. 농장을 온라인에 올려서 데이터를 확보하다
3. 보조금 꿀팁 제공을 넘어 농업인들의 커뮤니티가 되다
4. 비싼 시설비가 드는 스마트 팜의 대중화를 고민하다
5. 데이터로 연결한 농장의 생산물을 파는 온라인 도매시장이 되다
6. 한국에서 통했던 애그테크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스브스프리미엄
구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좀 부탁드려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안녕하세요. 그린랩스 대표 신상훈입니다. 저희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인류의 먹는 것을 해결한다'는 비전 아래 2017년에 창업해서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애그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농업에서 혁신을 보게 된 계기
지금 말씀하신 애그테크 이 부분에 저희가 주목하고 있어요. 농업으로 성공했던 스타트업을 찾기 쉽지 않았을 텐데 농업에서 혁신을 본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저희 회사 비전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인류의 먹는 것을 혁신한다거든요. 근데 여기 이 문장에 잘 보면 농업이라는 단어는 없어요. 사실 이게 저희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건데요. 저희는 농업이라는 거를 '식품 산업', 그러니까 사람이 먹는 것을 섭취하는 그 모든 가치 사슬이 있잖아요. 결국에는 그 원재료의 생산 부분과 원재료의 유통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게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요. 그런데 먹거리에서 소비자들하고 가까운 부분들은 굉장히 혁신이 많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저희 맨날 주문해서 먹는 배달의 민족이라든지, 아니면 마켓컬리도 있고요. 심지어 이마트 가도 오프라인 마켓들이 너무 잘 돼 있잖아요. 근데 왜 이 원재료의 생산 쪽에 대해서는 왜 아무도 안 건드릴까? 그런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원재료의 생산과 유통은 과연 뭘까 봤더니, 그게 바로 농업이더라고요. 우리가 소비하는 이쪽으로 가까이 올수록 디지털 혁신은 굉장히 많이 됐는데, 식품의 원재료에 대한 생산 부분, 유통 부분에 대해서는 도대체 뭐가 됐지?라고 봤더니 거의 없는 거예요.
"가장 디지털화가 덜 된 산업이 농업이에요. 그런데 농업보다 조금 더 디지털화가 된 게, 믿기지 않겠지만 건설업이죠. 그래서 모든 오프라인의 한계를 정보의 비대칭,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수많은 비효율들, 이런 것들을 디지털화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이제 수많은 혁신들이 일어났잖아요. 저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디지털 세상이니까. 그런 똑같은 원리가 또 농업 쪽에도 적용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저희가 농업 식품에 있어서 생산과 유통의 근본이 되는 농업에 엄청난 많은 비효율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스프
달리 말하면 그렇게 안 됐다는 것은 생산 단계에서 그걸 가로막는 것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겠다는 전략을 세운 건가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결국에는 우리가 소비하는 무엇은 항상 원재료가 있어야 되는 거예요. 우리가 이렇게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석탄 원료라든지 재생 원료라든지 이런 원재료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고 저희가 밥을 먹을 수 있었던 거는 벼, 쌀이라는 거를 누군가는 생산을 했기 때문이거든요. 근데 오프라인에서의 한계는 뭐냐 하면, 결국에 이 모든 생산이 한 곳에 있지 않고 너무나 잘게 쪼개져서 많은 곳에 흩어져 있다는 게 어려운 점이에요.
우리가 물건을 살 때 파는 사람이 한 명일 때는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 사람한테 가면 돼요. 근데 파는 사람이 100명일 때는, 그 100명을 찾아서 뭐 그래도 찾아서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죠. 근데 이게 1천 명이고 1만 명이고, 그게 아니라 1억 명이고 이렇게 돼버리면 이걸 어떻게 효율화하고, 합치고, 어떻게 사야지, 그리고 어떻게 그 중간에 물건을 갖고 오지? 그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생기게 돼요.
전 세계에 농업 관련 종사자가 15억 명이거든요. 통계에 따르면 15억 명, 20억 명 이렇게 얘기를 해요.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 정도가 된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전 세계 인구의 한 18%, 많게는 20% 정도 되는 엄청난 인구가 됐잖아요. 인류의 80억 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15억 명이 뭔가 생산을 하는 거예요. 이 과정이 얼마나 어렵겠어요. 이게 만만한 일은 아니거든요. 저희가 하고자 함은 결국에 지금 있는 모든 디지털 플랫폼이 하는 것 하고 되게 유사해요.
그러니까 수많은 식당, 수많은 공급자와 수많은 소비자가 연결이 되는 거죠. 결국에 수많은 농부, 그리고 수많은 농업 관계자들이 제공하는 어떤 식품의 원재료라는 게 있잖아요. 그거를 원하는 수많은 바이어들, 아니면 소비자들 하고 연결을 해주는 건데, 지금까지는 이 15억 명이라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서, 사실 거의 전 세계 전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지역적으로 다 흩어져 있는데, 그걸 어떻게 모으지? 어떻게 효율화하지? 이게 감이 안 잡힐 정도로 너무 큰 스케일이었던 거죠.
그래서 저희는 결국 생산 데이터, 그러니까 생산지, 그리고 생산에 대한 모든 농장을 온라인화한다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저희도 예를 들어보면, 서울 가락시장에 있는 어떤 도매상인이 의성에 있는 마늘 농부와, 나주에 있는 마늘 농부, 그리고 순천에 있는 마늘 농부하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의성에 가고, 순천에 가고, 나주에 가든지, 아니면 가서 그런 농부들을 찾든지, 아니면 그들을 아는 영업망, 영업 중계 상인을 통해서 그 사람을 최종적으로 연락을 해야 되는 이런 불편함이 있고, 그 과정에서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요. 그 비용이 들어서 가락시장에 있는 상인은 마늘을 사서 다시 한번 저희 소비자한테 파는 거예요. 그러면 그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한테 와요. 그렇다면 이런 비효율이 없어질 수는 없나? 당연히 있죠. 왜냐하면 수많은 디지털 플랫폼들이 다 보여주고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이 비효율을 어떻게 없애야 될까? 농장을 어떻게 하면 온라인으로 올릴까? 이런 고민을 되게 많이 하는 그런 회사. 그런 고민을 계속했던 거죠.
농장을 온라인에 올려서 데이터를 확보하다
“결국, 온라인에 올린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현지에서 생산하는 거를 데이터화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농업 정보를 데이터화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각 농가마다 방식도 다 다르고 이걸 어떻게 구축하셨어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바로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방식을 생각했어요. 그 네트워크라는 거는 뭐냐 하면 결국에는 농장 자체인데요. 농장은 어떻게 보면 그냥 하나의 유기체가 아니라 어떤 사업체 하나잖아요. 식당하고 똑같은 거예요. 배달의 민족이 식당을 담잖아요. 식당을 담기 위해서 식당에다 어떤 기계를 설치해서 데이터를 올리는 게 아니라, 사장님을 가입을 시켰잖아요. 저희도 똑같이 생각을 했어요.
결국에는 농장의 사장님들을 저희 네트워크 안에 모시고 그 네트워크 안에 그 농장의 사장님들하고 거래를 하고 싶은 분들을 또 모시면 이분들이 결국에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고, 이분들은 내가 갖고 있고 내가 파는 게 무엇이다라는 게 알려지기 때문에 서로가 연결이 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농부를 온라인에 올리는 것은 농장을 올리는 것과 같고, 농장을 올린다는 것은 식품의 원재료 생산과 유통을 올린다는 것과 같고, 사실 식품의 원재료 생산과 유통을 올린다는 거는 식품 전체의 가치 사슬에 굉장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스프
농가라는 게 굉장히 보수적인 식으로 경작을 하고 있는데, 신생 스타트업이 와서 온라인에 당신을 올리겠습니다 그러면 '아, 그럴게요'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설득을 해서 일정 규모를 만드신 거예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그 설득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사실 안 되는 것 같고요. 왜냐하면 저희가 설득할 필요도 없이 이분들이 먼저 찾아오도록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결국에는 농부 분들은 농장의 오너고, 그래서 일반적인 사장님들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일반적인 사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하고 동일합니다. 이분들은 농장의 더 많은 수익을 원하잖아요. 수익을 더 많이 내려면 비용을 줄여야 되고, 매출을 늘려야 되고, 그리고 자금 조달을 잘해야 되는 이 세 가지의 요소들이 있는데. 그러면 비용을 줄인다는 거는 결국에는 농장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하면 여기 들어가는 농자재를 현명하게 구매하고 사용할까라는 얘기고요.
예를 들어서 돼지 농장을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사료를 좋은 거를 써서 최상급의 돼지고기를 생산을 해낼까? 그러면서도 동시에 거기에 들어가는 각종 쓸데없는 비용들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되는 하나가 있고요.
생산했으면 내가 어떻게 판매를 해야, 어디다가 어떻게 팔아야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이거를 되게 고민을 하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내가 생산 과정과 유통 과정 동안 판매를 해야 돈을 벌잖아요. 그러면 이 생산 과정이 얼마나 길겠어요. 그리고 생산을 하려면 애초에 내가 재료를 사서, 씨앗도 사고, 비료도 사고, 농약도 사야 되고, 기계도 사야 되잖아요. 이 과정에 자금이 먼저 들어가야 되는데 이 자금을 어디서 내가 조달할까? 이 고민들이 항상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가 항상 저희 네트워크, 서비스가 제공해줘야 되는 가치인 거죠. 농부분들 그리고 농부를 둘러싼 농업 관계자분들한테 여기 앱에 오시면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늘리고, 그리고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좋은 거래 조건이 있습니다라는 것들을 저희는 알려주는 거죠.
스프
매출은 올리고, 비용은 줄이는 그 어려운 방법은 어떻게 찾으신 건가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저희가 간단하게 제공하는 것들은, 예를 들어서 농부분들은 굉장히 많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을 하세요. 왜냐하면 정부 보조금을 주는 이유는 보통 농부 분들이 가지는 농지에 대해서 자기 마음대로 사적인 이유로 용지 변경을 하기가 어렵도록 정부에서 막아놓았어요. 그것에 대한 보상체계 차원으로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가고, 그리고 우리나라 식량의 안전을 책임지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많이 제공을 합니다.
근데 이 정부 보조금들이 되게 많이 바뀌어요, 매년. 그러다 보니까 시골에 계시는 농부들은 매번 변화를 따라가고 신청을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 거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게 있고, 그리고 날씨 정보라든지, 그리고 도매 시장에 내 품목에 대한 시세 변동이 굉장히 잦아요. 하루에도 엄청 있거든요. 그런 거에 대한 시세 정보, 그리고 도매시장뿐만 아니라 실제 소매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런 거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이런 병충해가 있는데, 그걸 보면 이 병은 대충 무엇이 예상된다 이런 것들을 알려주는 저희의 AI 서비스가 있고요. 그게 기본이 되고요.
보조금 꿀팁 제공을 넘어 농업인들의 커뮤니티가 되다
"결국에는 이 농부분들 사이에서 서로 질문을 하고 답하는 행위가 제일 중요해요. 내가 양파 농부라면, 옆에 양파 농부하고 서로 의견 교환을 하고 싶거든요. 왜냐하면 옆에 농부분은 굉장히 잘하시고 나는 왜 안 되지? 이렇기 때문에 서로 의견 교환을 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마치 네이버 지식인처럼? 한국으로 따지면 네이버 밴드처럼 구성이 돼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그룹이 있고, 같은 작물의 그룹이 있고, 그 작물 내에서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데 그 질문이, 예를 들어서 '제가 고추 키우는데 잎사귀가 왜 이렇게 까맣게 되죠? 이거 이상한 것 같은데' 라고 올리면 다른 농부분들이 엄청 답변을 달아주세요. 그러면 커뮤니티에서 이 답이 맞다', '맞아요. 이거 탄저병인 것 같아요.' 라고 사람들이 서로 달아요. 어떤 사람은 '이건 무슨 다른 병 아니에요.' 그러면 '아 아니라고 이게 탄저병이 맞다'고 그러면서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그 정답이 찾아지거든요. 그렇게 되면서 그 답이 점점 고도화되는 그런 혜택을 농민분들은 누릴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서 점차 커뮤니티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스프
그래서인지 국내 농가 130만 가구 중에 70만 가구가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입소문이 나면서 확 몰려든 계기가 있었나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되게 복합적이었던 것 같아요. 하나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이런 되게 좋은 정보들, 그리고 그런 정보들이 농부들한테 처음에는 여기 가면 되게 다양한, 내가 확실하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정보들이 되게 많다. 그리고 또 이런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좋은, 자주 묻는 질문과 답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어차피 묻고 답하는 게 되게 뻔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계속되면서 농부분들한테 계속 잘 소구가 됐던 것 같아요.
어차피 나도 지금 똑같은 고민이 있는데, 이거에 대한 답은 팜모닝에 있네? 나 가입해야겠다라는 게 됐고, 아무래도 이 농촌 사회라는 게 폐쇄적이라기보다는 마을 단위로 굉장히 끈끈해요. 그들만의 그런 커뮤니티거든요. 그래서 한두 농가가 쓰기 시작해서 굉장히 이득을 많이 봤다고 하면, 그냥 쫙 따라 하게 하는. 그래서 저희도 사실 놀라울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성장이 됐던 것 같습니다.
스프
이른바 '스마트팜'으로 농작물 관리 서비스도 하던데 얼핏 드는 생각은 농업을 잘 모르는 누군가 와서, '이거는 물을 이럴 때 주는 게 좋고' 뭐 이렇게 조언을 하면 당장 반응이 '내가 더 잘 알아' 하면서 농민분들이 거의 그렇게 잘 안 따라올 것 같은데?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저희가 농부분들한테, 농업 관계자들한테 가르쳐주는 건 없어요. 팜모닝이라는 앱을 보시면 알겠지만 농부분들끼리 서로 가르쳐주는 거예요. 그리고 그 가르침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농부분들께서, 그 커뮤니티가 판단을 하는 거예요. 네이버 지식인도 보면 답변이 막 달리는데, 이 답변 짱 이렇게 계속 올라가잖아요. '진짜 좋다' 그거랑 똑같이.
예를 들어서 갑자기 추워졌잖아요. 이럴 때는 '딸기 경작을 하시는 분들은 무슨 작업을 하셔야 됩니다. 반드시' 뭐 이런 것들이 하나가 올라와요. 그러면 '그런데 맞습니다. 근데 지금 제주도에서는 이렇게 하시면 안 돼요' 라는 댓글이 또 달려요. 그러면 '맞습니다. 제주도는 이런 거 하면 안 되고요 왜냐하면 땅의 토질이 다르기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올라와요. 저희는 알 수가 없죠. 저희가 도저히 그런 거를 할 수가 없고. 그래서 결국에는 이 네트워크의 힘으로써 농부분들이 다른 농부를 가르치고, 그거에 대해서 또 받은 사람은 또 그거에 대해서 자기의 피드백을 올리고 이렇게 되면서, 서로가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지식이 공유가 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프
“어떤 유인책이 있었나요? 아니면 그냥 자발적으로 올리시는 건가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농부분들이 이런 거에 대한 고민이 되게 많다는 거를 여러 군데에서 발견을 했어요. 네이버 밴드에 가도 농부분들이 같은 작물끼리 모여서 고민을 토로하시고 이런 부분들이 되게 많았거든요. 결국에는 농부분들께서 고민하시는 부분이 같은 작물이라면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을 했고, 그런 것들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서 저희 내부에 농학자분들이 조금 계세요. 그래서 처음에 농부분들 질문에 답변을 달아줬더니 다들 여기는 이렇게 질문을 올리면 답변이 달리는구나라고 생각을 하시고, 또 저희가 답변을 달기 시작했더니 실제 다른 농민들, '난 농학자보다 내가 더 잘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냥 자연적으로 스스로 돌아가더라고요."
스프
“사업 시작 이후 어느 정도 시점에 그런 반응이 나왔나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2020년 가을에서 1년 정도는 되게 많은 실험을 했어요. 저희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커뮤니티라는 거는 어느 정도의 트래픽이 있는 상태에서 해야 이게 의미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모으는 데 시간이 좀 걸렸던 거고 그 이후부터는 빠르게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비싼 시설비가 드는 스마트팜의 대중화를 고민하다
스프
스마트팜 이야기 잠깐 했는데, 거기서 보면 그린랩스에서 제공하는 시설을 가지고 농부들이 조절할 수 있잖아요. 비용이 꽤 들 것 같은데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농업 생산 자체 그러니까 식품 생산을 디지털화해야 한다, 그 방법은 결국에는 농장을 디지털화해야 되는데 저희가 가장 강력하게 선택한 게 농부 분들을 온라인에 올려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잖아요. 지금 말씀하신 스마트팜이나 이런 것들은 농장 자체를 디지털화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없이 농장 자체의 데이터를 바로 디지털로 올리는 거거든요.
근데 여기에는 굉장히 많은 하드웨어적인 부분들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IOT적인 것들, 예를 들면 사물 인터넷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그 땅 속에 온도나 습도를 재는 센서, 지금 공기 중에 온도와 습도를 재는 센서, 그리고 그 수분량을 조절하는 이런 제어 장치 이런 것들이 있는 건데 그런 것들을 농장에 많이 서비스를 하고,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저희가 가장 많은 농장에 저희의 이런 서비스들을 설치를 하긴 했어요.
근데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이거는 사실 농부분들께서 자본 투여가 많이 돼야 하는 거예요. 기계를 사고, 센서를 사고, 설치도 해야 하고. 그래서 이거를 설치를 하면 확실하게 생산성은 무조건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서 히터를 지금 켜 놓고 자는데, 내가 잘 때 자동으로 몇 도 이상이면 꺼졌으면 좋겠잖아요. 그런 타이머 기능이랑 센서 기능이 다 있잖아요. 그런데 농장에는 없어요. 그러면 새벽 4시에 기온이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졌을 때 히터가 자동으로 켜졌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면 온도계를 계속 보고 있다가 집에서 뛰어나와서 히터를 켜야 되잖아요. 그게 얼마나 비효율이고, 다 비용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자동화해 주는 거에서 그러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히터를 틀었으면 식물이 더 잘 자랐을 텐데, 병에 걸리지 않았을 텐데. 근데 그거를 못 했기 때문에 굉장히 잘 못 자라고 병에 걸리는 그런 상황이 될 수 있잖아요. 거기에서 생산성이 엄청 떨어지거든요. 그런 거를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생산성은 굉장히 향상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돼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 제품 개발도 계속하고 있지만 좀 더 대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결국에는 농부 스스로가 지금 환경 그대로에서 더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지식적인 부분, 그리고 스스로가 활용할 수 있는 파트너분들을 네트워크 안에서 소개시켜주는 방법이 더 낫지 않냐고 생각을 했습니다.
스프
스마트팜은 그동안 정부에서 드라이브도 좀 걸고 그래서 지원금들도 나왔을 텐데요. 그에 대한 농민들이 인식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었던 것 같아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사실 스마트팜 비중은 아주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희가 처음에 회사를 설립했을 때 팜모닝이라는 앱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까지 저희의 주력 사업이긴 했어요. 지금은 팜모닝이라는 서비스 분야가 굉장히 커지면서, 대부분의 거래라든지 이런 것들이 팜모닝을 통해서 나오지만 첫 인연은 대부분 스마트팜이었는데요.
처음에 그거를 잘하게 됐던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농민분들은 결국에는 돈 많이 벌기 위해서 스마트팜이라는 것을 하시는 건데,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없는 돈에 엄청 자본을 미리 투자를 해야 되는 이 상황 자체가 저희는 되게 말이 안 되고 어불성설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장 가벼운 버전으로, 가장 적은 비용으로도 이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그런 걸 되게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고, 그래서 굉장히 적은 비용으로 이걸 설치할 수 있는 그런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서 농장들하고 한번 뭔가 설치를 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서비스가 계속 제공되니까 그거에 더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데이터로 연결한 농장의 생산물을 파는 온라인 도매시장이 되다
지금 보면 그린랩스가 신선 식품을 파는 쪽과 연결하는 것에도 확장을 하고 있잖아요. 쿠팡이나 컬리 같은 사업 모델까지 넓히는 건가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생산자를 온라인 네트워크에 담았고, 거의 한국 농부의 70% 정도가 저희 앱을 사용해 주시고 계시거든요. 이분들이 생산하는 생산물을 필요로 하는, 누가 됐든 그분들하고 저희가 잘 연결해 드리는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사업에 신선하이라는 브랜드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그냥 온라인 도매시장이에요. 그래서 도매로, 사실 가락시장이나 다른 노량진이나 이런 데 가보시면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도 도매로 원재료를 사실 수가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흩어져 있는 전국의 생산지를 하나로 모아서 다시 한 번 거기에서 또 거래가, 도매상인들끼리 거래가 일어나고, 다시 소매지로 다시 퍼져나가는 구조인데, 저희는 수많은 원재료가 필요하신 분들하고 전국에 있는 생산자분들하고 바로 연결을 해드리는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쿠팡이든 컬리든 혹은 쿠팡에 파시는 소규모 판매자분들이 되시든, 네이버에 파시는 분들이 되시든 아니면 그냥 전국에 있는 슈퍼마켓 사장님이든, 음식점 사장님이시든 필요하신 분들은 저희에게 오셔서 주문을 넣으면 전국에 있는 농민들의 원재료를 가져다드리는, 그리고 저희가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많은 부분을 처리를 해 드릴 수도 있고 아니면 좋은 파트너분들을, 중간에 필요한 물류업자라든지 창업자라든지 이런 분들을 소개해 드릴 수도 있고, 이러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스프
“그런 방식은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산지에서 농민들이 직접 팔고 있는 거잖아요. 무슨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 거죠?"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신선하이는 좀 더 고객, 그러니까 농산물을 사는 분들에게 친화적인 서비스고요, 팜모닝은 좀 더 농부들에게 친화적인 서비스예요. 실제로 농산물을 농부분들하고 직거래를 하실 수가 있고 그 직거래가 굉장히 잘 돼요. 각종 불편한 점들, 중간에서 택배라든지 아니면 배송에 관한 것들은 스스로가 해결을 해야 되지만 신선하이 같은 경우에 도매 바이어들은 그런 것보다는 정말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물건이 정확한 시간에 그 가격으로 도착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저희 신선하이 브랜드에서 다 책임을 지고 다 미션을 완성하는 거죠."
스프
그린랩스 사업 구조에서 봤을 때, 수익 모델로 보면 어떤 부분이 더 큰 거예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지금은 제일 큰 것이 신선하이 부분입니다. 저희 전체 매출의 한 80% 정도 된다고 볼 수 있고요. 근데 그거는 쉽게 생각하면 되는 게 농업경제라고 하면 결국에는 농자재 산업이 있고 농산물 유통 산업이 있는데, 실제로 보면 그런 농산물 유통 부분이 당연히 거기는 매출이고 농자재라는 거는 비용 부분이니까, 비용이 더 작고 매출이 더 크겠죠. 그래서 저희 사업부도 그런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프
들어보면 약간 느낌이 농협 하나로마트 등이 온라인으로 된 듯 하네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저희는 그래서 이 참여자들 사이에서 거래를 함에 있어서 비효율을 어떻게 하면 제거하고 생산성을 더 높일까 이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니까 오프라인의 기존 기업들이 하시는 비즈니스하고 개념적으로는 같습니다.
한국에서 통했던 애그테크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스타트업이 농업 분야에서 플랫폼화를 이룬 거잖아요. 다음 목표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사실 저희가 이 회사를 만들 때 한국 시장을 어떻게 해보겠다 이런 식으로 만들지는 전혀 않았어요. 저희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확실히 장점이 있는데, 되게 운이 좋게도 한국 농업이 전 세계에서 경쟁력이 상당히 있어요. 한국 경제가 전 세계 7위라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한국 농업도 전 세계 10위 안에 듭니다. 그리고 한국의 그런 농학 지식이라든지 산업 농업 발전 순위를 봤을 때도 전 세계 순위권 안에 드는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한국이 전 세계 15억 명 농업 관계자들에 비하면 숫자로는 굉장히 작아요. 그렇지만 그들이 생산해내는 그 가치라는 거는 결코 작지가 않거든요. 한국이 백만 농가 정도 돼요. 그 백만 농가가 생산해내는 연간 농산물의 가치, 축산물 가치, 수산물 가치를 다 더하면 60조 원이에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유통시장에 오면 상당히 크거든요. 그래서 이 60조 원이라는 것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이 과정들을, 굉장히 효율화하는 이런 과정들을 한국에서 저희가 지난 2년간 테스트를 했고 굉장히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은 결국 전 세계 15억 명의 농업 관계자들을 한국에서 증명한 이 플랫폼 커뮤니티, 여기에 담기 위한 파일럿 테스트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새마을 운동이라든지 그동안 농업 발전이라든지 가락시장이라든지 농협의 발전 방향이라든지 이런 게 굉장히 진짜 선진화 돼 있어요. 한동안은 중국에서도 배우고 가고, 동남아시아에 많은 국가들이 와서 배워 가기도 하고, 아프리카에도 저희의 기술들이나 이런 방식들이 많이 전파가 되고 있을 정도인데요.
마찬가지로 저희는 지금 팜모닝이 전 세계의 이런 디지털 농업의 디지털화에 있어서 가장 선두에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미리 테스트를 했어요. 저희는 내년 초에 전 세계 한 80개국에 진출을 할 거거든요. 그 80개국에 10가지 언어로서 진출할 계획이 있고, 그런 것들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것들이 결국에는 한국에서 한국 농부들이 서로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쌓았던 이 지식, 지식뱅크라고 할 정도의 이 훌륭한 지식들, 그리고 저희가 만들었던 아주 좋은, 한국에서 테스트를 하고 성공적이었던 그 좋은 몇 가지 기능들을 탑재를 해서 나갈 생각이 있습니다.
스프
“농업이라는 게 각 땅의 특성이나 기후나 이런 데서 다 다르잖아요. 그러면 정보 서비스 네트워크 그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가는 건가요, 아니면 그동안 쌓여 있던 어떤 한국 농부들의 지식을 가지고 와서 이런 거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지금 접근을 하는 건가요?"
그린랩스 신상훈 대표
"한국에서 만들어내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형태를 보면 저희는 농부들의 새로운 소셜미디어, 소셜 네트워크, SNS 같아요. 그 SNS를 통해서 농부들은 결국에는 내가 어떻게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냐를 얻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지금 한국에서 테스트를 했고 굉장히 잘 됐고, 근데 전 세계의 농부들은 비슷해요.
생각을 해보면 인도에 있는 양파 농부나 한국에 있는 양파 농부나 얼마나 많이 다를까요? 굉장히 비슷하거든요. 어차피 양파라는 게 물론 품종이 다를 수 있습니다만, 그런 세부적인 걸 제외하고는 거의 고민거리나 이런 것들이 다 비슷해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증명되고 성공한 이 구조가 해외에도 먹힌다고 분명히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통해 결국에는 전 세계 15억 명이 쓰는 그리고 하나의 단일 직업군이죠. 물론 세부적인 품종은 다를 수 있지만 단일 직업군이 쓰는 엄청난 소셜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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