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을 걷던 70대 여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는데요. 긴박했던 순간, 시민들이 주저 없이 달려들어 차량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하굣길 학생들까지 힘을 보탰습니다.
JIBS 김동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평화롭던 골목길에 느닷없이 승용차 1대가 외벽 한쪽을 들이받고 멈춰서 있습니다.
도와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이 이어집니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
길을 걷던 70대 할머니가 이 차량에 치이면서 밑에 깔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일단 빼야 돼. 일단 빼야 돼.]
일 분 일 초가 아쉬운 위기의 순간. 모여든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차량을 들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하교 시간 학생들도 함께 했습니다.
1톤 가량 되는 승용차가 반 정도 들리더니, 그 아래에서 할머니가 구조됩니다.
[김규성/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 경찰이나 구급차 오기 전에 '차부터 들자' 그런 생각밖에 안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듭시다' 이렇게 했더니 5~6명이 오시면서 도와주고… 차를 들어 올리니까 그때야 그분이 숨 쉬면서 아프다고 하시고…]
사고가 발생한 지 10분도 채 되기 전에 이뤄진 시민들의 빠른 구조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이렇게 담벼락이 완전히 무너져 버릴 정도로 사고 당시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운전자인 72살 A 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12%가 넘는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건데, A 씨는 지난 2013년 음주로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당시 구조에 도움을 줬던 시민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김규성/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 당연히, 누구라도 내가 아니였어도 도와줬을 겁니다. 제가 아니었어도...그 누구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서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