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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응은 무너졌고, 책임은 회피했다…드러난 문제들

<앵커>

서울 한복판에서 지금도 잘 믿기지 않는 피해가 발생한 구조적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안전 대책은 부실했고, 보고 체계는 무너졌으며, 책임 회피까지 나타났었죠.

참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 이성훈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안전사고' 예방 대책 없었다

경찰은 핼러윈 직전인 지난 주말 이태원에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안전사고 예방책은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재작년 핼러윈데이 대책에는 '압사'를 포함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는데, 정작 올해 대책에서는 빠졌습니다.

경력 배치도 인파 통제보다는 범죄 단속에 집중했습니다.

용산구에서는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용산구청장은 참사 사흘 전 관계기관 간담회에도, 이틀 전 구청 대책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재난 보고 · 지휘 시스템' 붕괴

첫 신고는 참사 발생 4시간 전 접수됐습니다.

이후 '압사'를 언급하는 112 신고가 12차례 더 이어졌지만, 4건만 현장 출동하고 나머지는 전화 안내로 종결했습니다.

가장 먼저 사태를 파악해 초동 조치를 지시해야 할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직후 현장에 없었습니다.

야간 당직 책임자였던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은 자리를 비웠고,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 모두 참사 발생 한참 후에야 첫 보고를 받았습니다.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보다도 상황을 늦게 파악한 것입니다.

연쇄 늑장 보고로 책임자들이 신속한 지휘를 하지 못한 결과는 끔찍한 참사로 돌아왔습니다.
 

'책임 회피'와 '뒤늦은 사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참사 다음 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말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정부 시스템의 부재가 화를 키웠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윤석열 대통령의 공개 사과는 참사 발생 엿새 뒤였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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