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들의 이른바 '이자 장사'를 압박하는 당국의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은행별 예대금리차 공개에 이어 어제(30일)는 고객들의 금리 인하 요구를 은행들이 얼마나 받아줬는지 그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직장인 이 모 씨는 올해 연봉이 올라서 돈을 빌린 은행에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은 금리를 깎아 줄 만큼 연봉이 오른 게 아니라면서 이 씨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이 모 씨/직장인 : 올해 들어서 이자가 계속 많이 늘어나서 최대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가계 지출 부담을 좀 없애보려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니까 많이 아쉬웠습니다.]
작년 은행에 접수된 금리 인하 요구 10건 중 7건 이상은 거절됐습니다.
정부가 그래서 이 정도로는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없다고 보고, 1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 이자를 제일 많이 깎아준 곳은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로, 53억 원을 감면해 줬습니다.
건수로는 카카오뱅크가 8만 7천여 건을 받아줘서 1위였습니다.
금리 인하 요구를 온라인으로 접수한 효과라는 분석입니다.
5대 은행 중에서도 가계와 기업 대출 모두 온라인으로 금리 인하를 받아온 신한은행이 47억 원 넘게 이자를 깎아줘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대면 신청만 받는 다른 은행들은 건수가 크게는 10분의 1까지 적었습니다.
잇따른 정보 공개로 업계 꼴찌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한 은행들의 눈치 싸움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