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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물건 둥둥" 비만 오면 물난리…영종도에 무슨 일이?

<손기준 기자>

밤사이 내린 비 탓에 침수됐던 인천의 한 도로에 나와 있습니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이렇게 통행이 가능한 수준인데요.

최근 몇 년 사이 인천 영종도에서는 비만 오면 이렇게 침수 피해를 입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인지 제가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집중 호우 피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는 어젯(1일)밤 사이 도로 침수가 2건이나 있었습니다.

침수된 도로 바로 옆에 있던 집에도 물이 들어찼습니다.

부모님부터 2대째 이 집에 살았다는 최순덕 할머니, 예전에는 못 겪어 본 물난리를, 한 달 새 두 번이나 겪었습니다.

[최순덕/인천 중구 : 뒤가 촉촉해 일어나서 깨보니까 방 안에 물이 흥건히 들어와서 (물건이) 막 떠다니더라고요. 그냥 (집에서) 나왔어요.]

근처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바닥 곳곳에 흙 자국이 선명하고 창고는 엉망진창입니다.
영종도의 한 편의점 바닥 흙 자국
[편의점 주인 : 도로에 물이 차다가 이제 주차장까지 넘어온 다음에 매장 안까지 들어온 거예요. (3주 전) 피해 봤을 땐 냉장고와 여기 있는 기계들이 다 고장 나서….]

영종도 다른 곳에서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인천의 한 반지하방에 나와 있습니다.

3주 전에도 호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간밤에도 비가 와서 이렇게 바닥에 물이 차 있습니다.

안쪽을 보시면 흙탕물과 함께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과거 영종도는 비가 와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집중 호우' 예보만 뜨면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지역이 됐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몇 년 사이 농지에 흙을 쌓아 고도를 높이는 '성토'가 성행하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최순덕/인천 중구 : 이 사람들이 다 흙을 갖다 푼 거예요 여기다가. 그러니까 우리 집이 지대가 낮아졌어요. 이쪽에서 다 흙을 퍼 버리니까 비만 오면 우리 집으로 (물이) 다 오는 거예요.]

인천시는 지난해 2월 1m 이상의 흙을 농지에 쌓을 땐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흙을 쌓아 지반이 높아진 농지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비가 오면 자연스레 물이 농지 주변 저지대로 향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관할 지자체는 영종도 등 주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가까운 곳에 흙을 버리려는 건설업체와 농지가 물에 잠기는 걸 피하고 싶은 땅 주인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 : 지금 인천 지역에서 개발 사업을 하다 보니까 토사는 나올 수밖에 없고, 비용 탓에 가까운데 버리고 싶어 하겠죠. 지주들은 농사를 짓기 좋은 곳으로 가꾸고 싶어 하기 때문에….]

또 1m 기준이 마련된 지난해 2월부터 진행하는 성토작업은 더 높이 흙을 쌓았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시정을 요구하거나 경찰에 고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배수로 정비나 물을 모아두는 유수지 확보 등 적극적 대책 없이는 침수 피해를 막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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